심상정 의원이 정의당 대표로 13일 선출됐다. 2017년 3기 당 대표를 마친 후 2년 만에 대표직에 복귀한 심 의원은 ‘진보적 대중정당’으로서 정의당을 내세워 내년 총선을 이끌게 됐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5기 대표단 선출 보고대회’를 열어 전국동시당직선거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개표 결과 후보로 나선 심 의원이 16,177표(득표율 83.58%), 양경규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3,178표(득표율 16.42%)를 얻어 심 의원이 정의당 5기 당 대표로 선출됐다. 심 의원은 취임 일성으로 “자유한국당을 역사의 뒤안길로 퇴출시키고 더불어민주당과 개혁경쟁을 넘어 집권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의 당선은 ‘진보적 대중정당’을 원하는 당원들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심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제 ‘크고 강한 정의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집권을 열망하고 집권을 준비하는 정의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은 ‘한국당의 부활이냐, 정의당의 약진이냐’로 판가름 나는 선거다. 수구세력의 부활, 기득권에 안주해온 민주당으로 못 막는다”고 주장했다.
양 전 부위원장은 ‘선명한 진보 정당’을 내세웠다. 그는 “제1야당 교체론’은 민주당과의 구별 정립보다는 한국당과의 대결을 부각시키는 제한적인 의미”라며 “민주당 아류 세력으로 비치는 약점이 있다. 이제는 보다 분명히 민주당·한국당과 구별되는 제3세력으로서의 비전과 가치, 전략을 갖고 내년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 의원이 주장한 ‘정당으로서 외연 확대’와 양 전 부위원장이 내놓은 ‘진보적 선명성’ 중 전자가 당원의 동의를 얻은 셈이다.
당 부대표에는 김종민·박예휘·임한솔 후보가 선출됐다. ‘대표 선거보다 치열한 부대표 선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뜨거웠던 경쟁의 결과다. 당직 선거 규정에 따르면 정의당은 당 부대표로 세 명을 뽑고 청년과 여성에게 각각 한 석을 할당한다. 그런데 청년인 동시에 여성인 박 후보가 출마함에 따라 청년과 여성 할당이 함께 충족됐고, 남은 두 자리를 두고 여섯 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부대표 이력이 차후 비례대표 선출에 도움될 수 있다는 점은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이정미 의원이 부대표를 거쳐 비례대표와 당 대표를 맡은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는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온라인·현장·ARS 투표를 통해 진행됐다. 8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 투표가 이뤄졌고 12일 현장 투표, 13일 ARS 투표 과정을 거쳤다. 총 30,213명의 당원이 투표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