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역량 강화하는 바이오제약]'R&D 근육량' 키워...기술수출 5조 '번쩍'

국내 바이오기업, 작년 R&D투자 2조...7년새 2배 이상 ↑

K바이오 경쟁력 '쑥'...정부 "2025년내 R&D 4조로 확대"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신약 연구개발(R&D) 투자에 사활을 걸면서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혁신 신약부터 바이오 신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잇따라 구체적인 성과를 내면서 한국 바이오제약의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변방에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R&D 경쟁력이 꼽힌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투자금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9,700억원 수준에서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고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되지만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장기적 안목과 긴 호흡으로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체적인 R&D 금액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지만 매출액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제약 상장사 40곳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평균 8.8%에 달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R&D 비중이 2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R&D 투자는 국산 신약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성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주도하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는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는 올해 하반기 유럽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향후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을 적응증으로 한 유전자치료제 ‘VM202’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됐으며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AD’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연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경쟁력은 상용화 전에 신약의 판권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총 12건, 금액은 5조3,706억원에 이른다. 특히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이 지난해 11월 성공한 기술 수출 1건의 규모가 2017년 전체 기술수출 금액을 넘어서는 등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R&D 경쟁력이 K바이오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자 정부도 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2017년 2조6,000억원이었던 이 부문 정부 R&D 투자를 오는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투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국산 신약의 조기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승부를 보려면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꾸준한 투자와 인재 확보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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