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제3인뱅 재추진 한다지만...네이버 참여는 '글쎄'

IT기업 대거 참여해야 흥행

여전히 규제 많아 머뭇머뭇

이번엔 금융위가 인가 결정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토스·키움의 재도전을 포함해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제3인터넷은행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인가 절차 전 과정에 걸쳐 신청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중견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토스 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가 없어 벌써부터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10일부터 6일간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당초 9월부터 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예비 참가자들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 한 달 더 연장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토스·키움뱅크 동시 탈락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인가 절차 전 과정에 걸쳐 신청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신청자가 신규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외부평가위원회에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접촉 기회도 늘리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족집게 과외’를 불사하며 제3인터넷은행 인가 흥행을 위해 올인하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우선 이번 인터넷은행 인가 흥행 필수 요건으로 꼽히는 네이버는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이미 인터넷은행 사업을 일본에서 준비하고 있다.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지난해 11월 라인뱅크 설립을 위한 공동출자를 결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라인뱅크 설립 준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네이버는 오는 2020년께부터 일본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여러 규제로 국내에서 은행업을 하는 것을 총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인터넷은행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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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예비인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토스와 키움은 제3인터넷은행 도전과 관련해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두 달간 탈락의 여파를 수습하고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다. 비바리퍼블리카 태스크포스(TF)팀은 탈락 원인인 자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은행·기업 등과 물밑 접촉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한 관계자는 “내부 TF팀이 여러 은행들과 기업들과 접촉하며 자본력 문제를 풀어줄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며 “예비인가 신청까지 3개월 정도 남은 만큼 재도전을 신중히 고민할 것”이라며 재도전 추진에 말을 아꼈다. 반면 키움컨소시엄의 경우 지난달 키움뱅크 주주들에게 컨소시엄 해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에서 금융업계 큰손인 금융사의 참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신한·NH농협·KEB하나은행 등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직접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토스컨소시엄에서 중도 하차한 신한은행은 네이버 등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파트너가 되지 않는 이상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중복 투자가 어렵고 KEB하나은행은 공식적으로는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체 핀테크 투자 강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직접 투자하지 않은 금융사가 많은데 이들을 끌어들이는 게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민우·이지윤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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