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및 주요 지표의 하향 조정과 함께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및 내수 활성화 대책 등이 주 내용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 2.6~2.7%에서 2.4~2.5%로 하향 조정됐다. 대외 수출, 투자 감소 등을 반영한 결과로 경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미 지난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5%를 기록하며 전월(-9.4%)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한편 정책 방향의 핵심은 세제 혜택과 투자 지원, 민간과 공공 부문의 투자 활성화를 통해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보완하는 동시에 소비와 수출 등을 위한 세제와 재정, 그리고 규제 완화 등의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하반기 정부 정책 방향의 초점이 소득주도의 성장보다 투자와 내수 활성화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부 정책들이 한시적이고 시행되기까지 시차가 생기는 만큼 정부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투자 프로젝트의 경우 대체로 착공 시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로 계획돼 있다. 공공 부문 투자가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집행되면서 단기적인 수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나 민간 투자사업의 경우 진행절차로 인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세제 지원 역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시적인 세제 지원을 보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할지는 불확실하다. 소비 부문 대책은 일시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으나 효과는 한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 방향은 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킬 수 있으나 경제성장률의 둔화를 방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국내 경기 회복과 저점에 대한 판단은 수출에 달려 있다. 2019년 분기별로 수출을 보면 2·4분기 수출은 -8.4%로 1·4분기의 -8.6%에서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하지만 글로벌 교역량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올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도 개선세는 제한적이다. 결국 하반기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 속에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도 있다. 먼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부진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이완, 경기부양 정책은 하반기 점차적으로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를 보면 수요 불확실성에 대응한 공급 축소 움직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를 완만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18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와 함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2.5%로 보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하방 리스크가 올해 초보다 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물가 전망치의 하향 조정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여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