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생각을 빼앗긴 세계]검색 없이...스스로 생각할 힘 있나요

■프랭클린 포어 지음, 반비 펴냄




최근 미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으로 50억 달러(약 5조8,960억 원)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용자 데이터 보호 협약 위반에 따라 페이스북에 벌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승인한 것이다. FTC 명령 위반을 사유로 책정된 벌금 가운데 역대 최대다.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된 책 ‘생각을 빼앗긴 세계’는 페이스북이 벌금을 물게 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예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페이스북에서 친목을 다지며 구글을 정보를 얻는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테크 기업’이 만들어낼 부작용을 지적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테크 기업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건이 아니다. 이 기업들이 ‘무섭고도 위험한’ 것은 사람들을 편의성에 중독시키고, 불안정하고 편협하고 오류투성이인 문화에 익숙하게 만들고 나아가 개인의 사유, 자유적인 사고 고독한 성찰의 시간을 빼앗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테크 기업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추구해온 자유주의적 가치, 즉 지적재산권과 프라이버시 등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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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악의적으로 이러한 일을 주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고의성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들은 악의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어떤 기업들보다 이상주의적인 어조와 낙관주의적인 비전에 근거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늘어놓는 궤변과 가식에 스스로 속아 자신들이 만드는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또 책은 철학자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에서부터 시작해 수학·물리학자 앨런 튜링을 거쳐 실리콘밸리 문화의 기원이 된 스튜어트 브랜드까지 테크놀로지에 관한 믿음의 역사를 만들어낸 인물들의 계보를 훑는다. 1만8,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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