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경, 폐지 앞두고 잇따른 인원감축에 ‘몸살’…대상포진 집단발병도

높아진 근무강도에 부대원 10% 대상포진 집단발병

자문 의사 “근무여건과 상당한 인과관계”

/연합뉴스/연합뉴스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인원 감축이 이어지면서 현재 복무 중인 의경들의 근무 강도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한 의경 중대에서는 근무 과중으로 대상포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22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 소속 한 중대의 대원 5명이 3∼4월 대상포진에 걸려 진료받았다. 중대원 50여 명 중 10%가 비슷한 시기 대상포진에 걸린 셈이다.


센터가 해당 중대의 4월 20~26일 근무표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일부 대원의 일주일 야간근무는 14~20시간이었으며 일주일 총 근무시간은 근무가 많은 대원이 50시간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원들은 일주일 내내 경비 근무를 섰다. 일주일 1~2회 주간 외출을 나가지만 외출 복귀 이후에도 경비 근무를 선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 관계자는 “야간근무가 많고 실질적인 연속 수면 가능 시간이 짧아 대원들의 피로도가 높다”면서 “일부 대원의 연속 수면 가능 시간은 6시간 이하”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또 센터는 해당 중대 근무표를 의료기관에 보내 업무와 대상포진 집단 발병의 관련성을 자문했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윤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은 센터에 보낸 소견서에서 “대원들의 대상포진 집단 발병은 근무 여건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에 센터는 “2023년 의경제도 완전 폐지를 앞두고 인원 감축이 이뤄지면서 이처럼 의경들의 근무 강도와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실제 대상포진 집단 발병이 발생한 중대는 지난해 1월 중대원이 70여 명이었지만 올해 4월께 50여 명으로 줄었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경찰개혁위원회는 의경 감축·폐지 과정에서 업무 과중으로 복무 여건이 악화하지 않도록 주 45시간 근무와 주 2일 휴무를 보장하라고 권고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는 “대상포진은 젊은 남성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고 다른 환자와의 접촉에 따른 감염 가능성이 낮은 질환임을 고려할 때 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외에 환자들의 대상포진 발병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대상포진이 발병한 중대뿐 아니라 다른 중대에서도 인원 감축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는 상담이 센터로 폭주한다”며 “대원들의 업무여건이 악화하지 않도록 경찰청에서 의경 인원 감축에 따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2기동단 관계자는 “주 45시간 근무를 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휴무를 준다”면서 “서울경찰청, 일선 경찰서, 의경 중대 등이 인원 감소에 따른 근무지 조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신현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