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C랩(C-LAB) 액셀러레이팅 6기 보육기업인 살린은 지난 3월 일본 소프트뱅크사에 프로야구 라이브 중계를 위한 소설미디어 플랫폼 ‘에픽라이브’를 수출했다. 에픽라이브는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시범경기 및 홈 개막전을 5세대(5G) 속도로 180도 3차원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여러 명의 이용자(유저)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면 유저가 아바타로 등장, 원하는 각도에서 야구를 현실감 있게 관람할 수 있고 다른 아바타와 실시간 대화도 나눌 수 있다. 한마디로 스포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VR 실감 미디어 플랫폼인 셈이다.
이 플랫폼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선생님과 학생이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만나 토론수업을 진행하는 교육용 등 콘텐츠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이세제 살린 최고운영책임자는 “VR헤드셋 없이 모바일 단말기만 있어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감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한 상태”라며 “일본 외에 싱가포르·태국·중국 기업과도 수출 계약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C랩 4기 보육기업인 망고슬래브는 이미 스타트업 업계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PC와 모바일 기기의 메모를 잉크나 토너 없이 점착 메모지에 출력하는 기술을 접목한 ‘네모닉’으로 지난해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사은품 프로모션으로 국내에 론칭됐으며 현재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 중이다.
22일 대구시와 대구창조혁신센터 등에 따르면 대구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창업’에 몰입한 결과 의미있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테헤란로·판교테크노밸리와 견줄 수 있는 ‘비수도권 최대 창업허브’를 조성하기 위해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선 결과다.
우선 대구창조혁신센터가 위치한 북구 칠성동 대구삼성창조캠퍼스는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들이 문화를 즐기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창업거점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는 C랩을 비롯해 예비창업자 육성, 엔젤투자자 발굴, 창업문화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창업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창업기업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전주기 지원 플랫폼’이 구축된 것이 강점이다. 즉 C시드(Seed)를 통해 발굴된 창업기업이 C랩을 통해 액셀러레이팅(보육)되고 스타벤처육성사업 등을 통해 스케일업(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새싹기업을 육성하는 C시드는 C아카데미, C스타피칭, 소셜벤처육성사업 등 10여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보육 단계의 C랩은 초기투자부터 사무공간, 전문교육, 멘토링, 분야별 컨설팅 및 해외진출까지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기술창업기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전용 투자펀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구의 대표적인 창업지원프로그램이다. 살린과 망고슬래브를 배출하는 등 지난해까지 106개 기업이 C랩을 통해 신규고용 384명, 외부 투자유치 378억원, 매출 409억원 등의 성과를 냈다. 스케일업은 스타벤처육성사업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TIPS)’가 맡는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패키지로 지원, 혁신성장을 돕는다. 지난해 스타벤처육성에 5개사, 팁스 창업팀에 8개사가 각각 선정됐다.
아울러 대구에서는 창업카페,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페스타 등 시민참여형 창업공간과 체험행사를 통해 창업문화 확산 및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창업 이후 성장·도약기에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전문창업보육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창업 지원 기반이 한층 강화된다. 동대구벤처밸리에 들어서는 기업성장지원센터는 창업지원기관 집적을 통해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등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현재 대구에서는 7개 공공창업펀드(약 1,000억원)가 운영되고 있고, 12개 엔젤클럽 및 6개 액셀러레이터 등이 활동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 등이 크게 부족하지만 지역의 창업역량을 총동원해 유니콘 기업이 배출되는 ‘혁신창업도시 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