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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아베의 의도를 보라

<143> 한일갈등, 경계해야 할 것들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한중일 '가치사슬' 구조로 묶여
日에 감정적 대응은 바람직못해
정파이익 추구하는 정치 경계를

  • 2019-07-24 17:24:00
  •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아베의 의도를 보라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임계점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임계점을 넘어설 때 가장 큰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부분의 갈등이 임계점을 넘는 이유는 이성을 덮는 감정 때문이다. 감정을 이용한 정파 이익 추구 집단이 문제 악화의 주범이다. 국민의 냉정한 이성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역사의 교훈은 단순하다. 국제 협력을 통해 개방 무역을 하는 국가는 번영하지만 독자적으로 자력갱생을 추구한 국가는 추락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북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원론적으로 모두의 장점인 핵심역량을 모으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IT 완제품을, 한국은 부품인 반도체를, 일본은 원재료인 소재를 만들어 상호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다. 경쟁력이 없는 완제품·부품·소재를 다 만드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가치 사슬(GVC)’이론이 등장했다.

GVC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호혜적 관계다. 글로벌 개방경제에서 국가 간 착취는 지속될 수 없다. 손해 보는 국가가 거래선을 바꾸기 때문이다. 호혜성을 저해할 다국적기업 간 카르텔을 강력히 제재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지면 보호무역이 확대돼 결국 모든 국가가 손해 본다는 것이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얻은 교훈이다. 초강대국 간 패권 경쟁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무질서한 국제 사회의 최대 리스크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극복하고 산업 협력을 통해 상호발전해 왔다. 한국전쟁으로 일본이 이익을 얻었다고 하나 일본의 도움 없이 한국의 철강·자동차·조선업이 일어나기 어려웠다. 반도체·스마트폰은 일본을 극복한 대표적 산업이다. 특히 반도체는 미국의 일본 견제 과정에서 한국이 어부지리를 얻은 천재일우의 산업이다. 한국의 숱한 대·중소기업 사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배우고 기술을 도입해 산업을 성장시켰다. 극일(克日)이란 경제적으로 일본을 앞서는 것이다.

이제 징용 문제로 야기된 양국의 외교 갈등이 한국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겨눈 3개의 비수로 돌아왔다. 문제의 핵심은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 등 개별 소재의 국산화와 제재의 논리적 타당성이 아니라 한국 핵심 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아베의 의도다. 일본이 한국 산업에 타격을 가하려 한다면 대상은 3종 소재 외에도 반도체 장비 등 너무나 많다. 우리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일본은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때 가당치 않은 이유로 롯데 등 얼마나 많은 한국 기업이 괴롭힘을 당했는지 생각해 보자. 첫 번째 결론은 자력갱생의 국산화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산업은 일본에서 소재를 수입해 중국에 부품·반제품을 공급하는 구조다. 이러한 가치사슬은 소재의 가격이 1이라면 부품은 5가 되고 완제품은 10이 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회초리를 흔들면 끝부분이 더 크게 흔들리는 회초리 효과로 인해 가치사슬의 후단이 더 큰 타격을 입는다.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이 명백한 전쟁의 당위성이 있는가. 두 번째 결론은 일본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베의 일본은 우경화하고 있다. 재무장과 핵 억지력을 갖추는 헌법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견제를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도울 수도 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같이 일본 우익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미중 무역전쟁은 근본적으로 패권 전쟁이고 장기전이다. 미국과 일본의 글로벌 가치망과 중국 글로벌 가치망의 대결이다.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 반일 감정을 앞세워 국가 이익보다 당파 이익을 우선하는 국내 정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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