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에서 담도로 연결되는 담낭관을 담석이 막아서 생기는 염증을 담낭염이라고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담석도 더 많이 생기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고칼로리·고지방 식이를 조심해야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 감소·임신·금식·고령 등이 담낭의 운동성을 저하시키는 조건이다. 담석증은 약 30%에서 유전적 성향이 있다.
급성 담낭염은 복부, 특히 우측 윗배에 심한 통증과 함께 열이 나며 담석이 총담관을 막을 경우 황달도 나타난다. 피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높고 복부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담낭이 많이 부어 있으면서 담낭 주변으로 염증성 진물이 보인다.
만성 담낭염은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 명치 쪽 또는 오른쪽 상복부에 기분 나쁜 정도의 통증 등 약한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보통 참을 만하다고 느껴 검사를 받지 않고 지내는 환자들이 많다. 증상이 미약하고 열을 동반하지 않으며 피검사 결과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온다.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심하지 않은 염증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굳은살이 박이듯 담낭벽이 두꺼워진다. 이 경우 담낭암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 고해상도 초음파검사, 위내시경을 이용한 초음파검사 등 정밀검사를 하기도 한다. 만성 담낭염으로 담낭벽이 두꺼워지면 향후 담낭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복부 CT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검사를 하고 가능하면 수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게 좋다.
증상이 없는 담석증 환자들의 경우 40~60%는 계속 무증상으로 남아 있고 10~20%는 만성 담낭염을 포함해 경미한 증상만 나타난다. 10% 정도가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되고 10% 미만에서 황달·담관염·췌장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0% 미만이다. 예방적으로 담낭절제술을 할 수도, 정기추적관찰을 할 수도 있다. 급성 담낭염은 대부분 심한 통증으로 응급실로 오게 되는데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있고 증상이 금방 좋아져서 수술 없이 치료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 항생제 처방을 받고 퇴원한 후 외래에서 추적관찰을 한다. 하지만 한 번 급성으로 염증이 생기면 또다시 재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황호경 연세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