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탁' 품고…4대 금융지주 부동산금융 전쟁

우리금융도 국제자산신탁 SPA

하반기 서비스경쟁 본격화 예고

신한 '부동산금융 협의체' 출범

개발·임대·상품화 등 패키지화

하나, 은행·증권 연계 시너지 확대

KB도 리츠·정비 등 신사업 적극




최근 국제자산신탁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한 우리금융지주를 끝으로 4대 금융지주가 부동산신탁사를 품으면서 올 하반기 신탁·투자은행·대체투자운용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한 종합 부동산금융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난 5월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한 신한금융그룹이 부동산금융 협의체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을 통해 그룹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분야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는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역시 금융지주사의 잇단 진출로 본격화되는 부동산신탁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응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올 하반기 아시아신탁·신한리츠운용, 은행·증권 등이 결합한 GIB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협의체를 출범하고 개발부터 임대·상품화에 이르는 부동산 패키지 상품과 종합 부동산 서비스 출시에 나선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은 전업 신탁사가 해당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개발을 맡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금융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는 미미하지만 금융그룹들이 평가하는 부동산신탁 라이선스의 잠재가치는 상당하다. 그룹의 높은 신용도와 우량자산 공급 역량 등에 각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상품·서비스 역량까지 더해진다면 지주 계열 부동산신탁사들의 성장 잠재력은 폭발적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부동산신탁과 각 계열사의 상품·서비스 역량을 결합하면 부동산 대출 펀드나 신탁 등을 은행·증권 등 리테일 부문에서 판매하거나 부동산 개발부터 매매·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 자문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탁사 고객 대다수는 토지나 건물을 다량 보유한 자산가들인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는 신탁사를 창구로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대체투자운용에 부동산팀과 인프라팀을 갖추고 있고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인 신한리츠운용은 약 7,000억원 규모의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운용 중인 만큼 연계 사업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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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로서는 은행·증권·보험 등 각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운용·관리(AMC)로 사업영역 확장도 할 수 있다. 신탁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하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매각 절차도 간소해 금융사가 보유한 유휴 부동산 개발에도 유리하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그룹 내 부동산 금융 밸류체인을 갖추고 시너지 확대에 나섰다. 은행과 증권·대체투자자산운용 등 부동산 개발과 투자 등에 전문성을 갖춘 계열사들을 연계해 원스톱 서비스를 출시하고 리테일 부문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부동산신탁사인 하나자산신탁은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도시정비사업과 임대주택사업 분야에서도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 수주 전략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국제자산신탁을 품은 우리금융 역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신탁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나아가 은행·대체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부동산 개발 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그룹의 보유자산·고객기반·영업채널·자금력·브랜드인지도 등을 활용해 부동산 개발·대출·자문·투자상품화 등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B부동산신탁은 도시정비사업·리츠 부문 등 신사업 부문 확대를 통한 사업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예고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의 한 관계자는 “신규 신탁사 설립과 기존 신탁사의 경영권 변동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투입 리스트가 없는 비차입형신탁의 영업경쟁력을 높이고 재개발·사업대행자 신탁 방식의 정비사업 참여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공모리츠 출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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