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탈북자가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교회에서 알게된 피의자를 전담하면서 살림도 챙겨준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와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인천에서 A(37)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B(22)씨는 새터민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탈북한 뒤 2015년 남한으로 입국해 지내다가 2∼3개월 전 한 교회에서 A씨를 만나 전도도 받고 한국 생활 정착에 도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건 발생 며칠 전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날 오전 6시 36분경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5층짜리 오피스텔 3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목 부위에서는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타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해 B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B씨는 범행 3시간여만인 같은 날 오전 9시 15분경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범행을 하고 자택으로 도주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B씨의 방에서는 “엄마(교회 선교회에서 맺어준 엄마). 죄송해요. 영원히 함께 살려고 했는데”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쓰레기 더미에서 확보한 흉기와 A씨의 시신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B씨가 A씨를 살해한 것으로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과 흉기 등 증거물로 미뤄 볼 때 B씨가 A씨를 살해한 것이 유력하다”며 “이들이 모두 사망한 상태여서 범행동기를 조사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