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이사마저 꺼리게 하는 부동산시장 정상 아니다

지난달 국내에서 거주지역을 옮긴 이동자 수가 역대 최저치에 머물렀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국내 이동자 수는 48만4,000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5만9,000명(10.9%)이나 줄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1974년 6월 이후 45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인구 이동이 급감하는 원인은 경기 부진과 고령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거래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봐야 한다. 통계당국도 “주택매매 거래가 8개월째 감소세인데다 전월세 거래도 소폭 줄어들면서 이동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주택매매가 성사되지 않아 인구 이동마저 덩달아 끊겼다는 얘기다. 자발적 의사가 아니라 부동산 거래가 끊겨 마음대로 이사도 못하는 상황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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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부동산 거래 위축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심해지고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집을 팔려고 해도 사는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가 보유세와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을 무겁게 매긴데다 대출까지 조이다 보이니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상태다. 부동산 세제가 조변석개 식으로 뒤집히는 것도 실수요자의 시장 참여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인구 이동이 줄면 사회 역동성이 떨어질뿐더러 지역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터에 내수경기와 직결된 부동산시장마저 위축되면 서민부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보유세를 올린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 부동산 거래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 실수요자가 제때 집을 구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집값을 잡아야 한다며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가 더 가라앉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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