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늬만 종교인과세]지역·직장 사이서 혼선…복지부 "직장가입" 결론

■건보·국민연금 적용은

종교인과세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일까. 종교인소득으로 신고하면서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직장가입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해야 하는지 여부다.

일반 회사 근로자들의 경우 근로소득으로 신고하면 당연히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직장가입을 포함해 4대보험에 가입한다. 그런데 종교인소득은 기타소득이다. 기타소득은 기본적으로 지역가입이다.


천주교 사제들의 경우 근로소득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에 직장가입으로 돼 있다. 불교 조계종 승려들의 경우는 건강보험은 지역가입, 국민연금은 임의가입이다. 종교인은 근로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사제들과 승려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는 가입돼 있지 않다.



기독교가 문제다. 개별 교회별로 판단해 처리해야 한다. 목사들은 지금까지 승려들의 경우처럼 건강보험은 지역가입, 국민연금은 임의가입이 많다. 80~90%의 교회가 신도 수 100명 미만으로 직장가입을 할 만한 재정적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지역가입으로 해야 가족 등 다른 누구의 피부양자로 들어가거나 보험료를 싸게 낼 수 있다. 국민연금은 미가입 생태가 많다. 물론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대부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직장가입으로 돼 있다.

그럼 이번 종교인소득 신고에 따라 어떤 변화가 올까. 처음에는 종교인소득은 기타소득이기 때문에 지역가입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역시 그런 의견을 내놓았다. 법 논리적으로 보면 이런 해석이 맞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서 “종교인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한 소득세법과는 별개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면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경우 직장가입자에 해당한다”며 “교회 목회자들도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받으면 직장가입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직장가입으로 정리됐다. 국민연금 역시 보건복지부에서 “종교인소득으로 신고하면 지역가입이지만 종교단체와 종교인이 합의하면 사업장 가입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12월 발표된 ‘한국교회 종교인과세 공동TF’의 ‘종교인소득과세 한국교회 공동매뉴얼’에서는 “종교인소득 신고나 근로소득 신고에 관계없이 목회자들은 모두 직장가입자 적용을 받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직장가입의 경우 교회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많은 소규모 교회 목회자들이 선뜻 가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건강보험공단이나 국민연금공단의 일선 실무자들 가운데 아직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인 최호윤 회계사는 “종교인소득으로 신고해도 이제 국민연금·건강보험 직장가입은 선택이 아닌 해야만 하는 문제가 됐다”며 “그런 방향으로 급속히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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