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일본이 각의에서 우려대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양국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게 된다. 당장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강제징용과 관련한 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매각 명령 등이 조기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양국 간 대립이 본격화하면서 경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일본에도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양국이 명분에 집착해 맞부딪치면 한미일 안보 공조에도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 이럴 경우 북한 핵 문제 해결도 어렵게 된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우려해 미국이 양국 간 분쟁을 일시 중지하도록 하는 중재에 나섰지만 일본은 이마저도 외면했다.
이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중요해졌다. 당장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국내 기업의 피해는 엄청나다. 산업별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뒤 상황별 컨틴전시플랜을 세워 대응해나가야 한다. 자칫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다.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말한 것처럼 ‘제2 독립운동’ 운운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외교 협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양국이 서로 숨을 고르고 한발씩 물러서 일단 파국을 피한 뒤 한미일 공조체제를 복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