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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어라" 기업이 뛴다] 두산그룹, 인프라코어·중공업 등 '디지털 전환' 속도...제조업 혁신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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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가 독일 ‘바우마(Bauma) 2019’에 참가해 독일 뮌헨 전시장에서 8,500km 떨어진 인천의 굴삭기를 조종하는 5G 원격제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두산인프라코어가 독일 ‘바우마(Bauma) 2019’에 참가해 독일 뮌헨 전시장에서 8,500km 떨어진 인천의 굴삭기를 조종하는 5G 원격제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은 그동안 발전과 건설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기업으로서 명성을 쌓아 왔다. 두산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전통 사업이 다소 부진해지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작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미래 제조업의 길을 열고 있다.


두산그룹에서 실적이 가장 좋은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와 ICT를 접목하고 있다. 지난 4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BAUMA) 2019’에 참가해 5G 통신 기반으로 8,500km 떨어진 굴삭기를 조종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건설기계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국가 간 880km 원격제어를 실제 장비로 시연한 데 이어 독일-한국 간 원격제어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건설기계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LG유플러스의 저지연 영상전송 장치를 이용해 5G 통신 기반 건설기계 원격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0115B7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두산그룹0115B7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두산그룹


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발전소 플랜트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SAP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은 데 이어 델 EMC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첫 협력사업으로 인도 사산파워(Sasan Power)가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해당 발전소에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수십만 가지 운전 시나리오를 분석해 발전소의 연소를 최적화하고 있다. 사산파워 발전소는 두산중공업이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한 뒤 지난 5개월 간 NOx(질소산화물) 등 환경물질 발생을 기존 대비 약 30% 줄였다.

보일러 튜브의 수명을 사전에 예측해 보일러 비상 정지 상황을 방지하는 보일러 튜브 관리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SAP가 선정하는 ‘피나클 어워드(Pinnacle Award) 2019’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IT 기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 중에는 최초로 수상하며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두산은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미래의 먹거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2017년 두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기술로 손꼽히는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안전 펜스를 설치해 작업자와 따로 분리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지만, 협동로봇은 펜스 없이도 안전하게 작업자 곁에서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위치에 자유롭게 설치해 작업자와 업무 분담을 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작고 가볍기 때문에 이동이 쉬워 제조 라인의 배치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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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서치기관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연평균 8%대 성장이 예상된다. 두산로보틱스는 독일과 중국에 이어 올해 미국 ‘오토메이트’ 전시회를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시회기간 동안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여러 북미 지역 딜러사와 계약을 맺었다.

연료전지 사업도 두산의 미래 먹을거리다. 두산은 발전과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며 축적해 온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화된 모바일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2016년 12월엔 별도 회사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설립하고 약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을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은 수소를 담은 용기를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드론의 연료원을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다. 또 수소 용기 1회 충전으로 약 2시간 비행이 가능해 30분 남짓한 기존 드론용 배터리의 비행시간 한계를 극복했다.

DMI는 지난 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드론쇼코리아’에서 국내에 첫선을 보였고, 전시회 개막 첫날부터 정부 기관과 군 관계자들이 방문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DMI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약 300km 떨어진 이천 베어스파크의 드론을 LTE 통신망을 통해 원격 조종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 드론이 촬영한 실시간 영상도 전시장에 상영했다.

두산의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은 장거리 드론 비행의 장점을 살려 태양광·풍력 발전소 설비 관리, 임업 병해충 및 산불 모니터링, 장거리 긴급 물품 운반, 도로 교통량·항만 조사 등과 같은 인프라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두산의 연료전지 사업과 소재 사업도 각각 분할해 별도 법인인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로 출범시킨다. 독자 경영체제를 갖춰 대내외 경영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향후 두 신사업 분야를 공격적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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