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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허진호 감독 "올겨울 개봉하는 '천문', 세종대왕-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 그렸죠"

■7년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끄는 '멜로거장' 허진호 감독

'덕혜옹주' 이어 다시 정통 사극에 도전장

한석규·최민식 '쉬리' 이후 20년만에 재회

신분 초월한 우정에 매력 느껴 연출 결심

허진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허진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올겨울 개봉하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허진호(56·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덕혜옹주’에 이어 ‘천문: 하늘에 묻는다’로 다시 한 번 정통 사극에 도전했다. 한석규가 조선 최고의 성군인 세종을, 최민식이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연기했다. 영화 ‘쉬리’ 이후 두 배우가 20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것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허 위원장은 “세종과 영실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에 매력을 느껴 연출을 결심했다”며 “두 인물의 감정적 교류를 담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장르만 다를 뿐 기존에 만들었던 멜로 영화들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개봉 대기 중인 ‘천문’은 이미 완성한 만큼 허 위원장은 영화제가 끝나는 대로 차기작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김언수의 장편소설 ‘설계자들’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와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문세광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등 여러 편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허 위원장은 “어떤 작품을 먼저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오가며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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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들지 않을 때도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이 감독의 숙명”이라는 허 위원장에게 요즘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안겨주는 취미 활동은 다름 아닌 당구다. 젊은 시절 잠깐 재미를 붙였다가 30년 넘게 손을 놓았던 당구를 최근 들어 다시 즐기고 있다. 허 위원장은 “고등학교 친구나 지인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은 당구장에 간다”며 “예전에는 250 정도 쳤는데 요즘은 200 언저리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어느덧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허 위원장은 나이가 든다고 반드시 사람이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고 털어놓았다. “데뷔작을 통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절제된 시선으로 표현한 바 있는데 인생을 대하는 가치관에 어떤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들려준 답변이었다.

허 위원장의 이런 생각은 흘러가는 세월에 기대 저절로 지혜를 터득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끊임없는 담금질로 새로운 단계와 경지를 모색하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다. 그는 “어떤 장르의 영화를 만들든 삶의 다양한 순간을 통과하면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성형주기자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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