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는 유령처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해줄 영화가 개막한다. ‘밤의 문이 열린다’ 주인공 전소니는 “어려움에 처해있어도 어딘가에서 바라봐주는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며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
2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감독 유은정, 제작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한해인, 전소니, 유은정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는 유령처럼 살던 ‘혜정’(한해인)이 어느 날 진짜 유령이 되어, 거꾸로 흐르는 유령의 시간 속에서 ‘효연’(전소니)을 만나게 되는 판타지 드라마이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관객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은 독립영화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영화 ‘낮과 밤’으로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유은정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유은정 감독은 “‘요즘은 죽지 않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이 없다’는 김희천 작가의 ‘유령’ 관련 이야기를 듣고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착안 계기에 대해 말했다.
동시대성 이야기를 공포, 호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 담은 영화다.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제가 느끼는 세상이 미스터리이고 알 수 없는 세계다. 살면서 예상하기 힘든 일들도 많이 벌어진다. 이런 점이 크게 다가왔다”며 특히 “공포영화는 알 수 없는 세상뿐 아니라 그런 세상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무너지는 사람들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죄 많은 소녀’, ‘여자들’ 에 이어 지난 3월 개봉한 ‘악질경찰’의 주역으로 나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소니는 이번 영화에서 누구보다 삶의 의지가 강한 인물이지만, 의도하지 않게 이 사회 안에서 유령처럼 살아가게 되는 인물 ‘효연’ 역으로 나선다.
전소니는 전작인 영화 ‘악질경찰’을 끝내고 시나리오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소니는 “촬영장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 많은 작품을 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만큼 신중하게 또 과하게 고르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며 고심 끝에 선택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 속 인물의 감정이 와닿았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등장인물들처럼 성인으로 느끼는 외로움도 겪었다”며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시나리오와 연결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극 중 자매가 서로 모든 것을 나누면서 일어서려는 게 인상 깊었다. 저도 실제 여동생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효연이라는 캐릭터는 ‘저 사람은 저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고 고민이랄게 있을까’라는 시선을 받는 사람이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과 슬픔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효연은 투명하면서도 발산하는 에너지가 있다. 효연과 전소니와 닮은 점이다. 유 감독은 “전소니 배우가 ‘함께 하고 싶다’고 해줘서 기뻤던 기억이 있다”며 말했다.
배우 한해인은 “유령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신선했고 삶과 죽음을 바라본다는 게 흥미롭고 독특하게 다가왔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맡은 영화 속 ‘혜정’ 역에 대해선 “닫혀 있고 건조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과 거의 어울리지 않는 유령처럼 살고 싶어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점이 동시대의 청춘과 닮아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혜정을 표현하려 할 때 유령처럼 존재했으면 싶었다. 힘을 빼고 튀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소니는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위로를 받았다. 혼자 사는 삶이지만 다른 이들과 연결이 돼 있구나라는 것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던 찰나에 위로가 됐다. 관객들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