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판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 TV 패널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을 두고 눈치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LCD 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될 경우 일시적으로 LCD 수급과 가격 하락이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 중 먼저 발을 빼는 쪽이 손해이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는 양상입니다.
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5세대 공장의 LCD TV 패널 생산 라인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파주 8.5세대 LCD 라인 3개 중 하나는 이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라인으로 전환됐습니다. 또 다른 라인은 정보기술(IT) 및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고, 한 라인만 LC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LCD TV 패널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하나 남은 라인도 하루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LCD 패널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55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작년 7월 개당 152달러에서 올해 7월 개당 119달러로 1년 사이 21.7% 하락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하나 남은 파주 LCD TV 패널 생산 라인도 생산량을 줄이고 결국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재고 관리를 위해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말 2·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수요를 보면서 가동률을 조정해야 하는데 재고가 쌓이는 데 계속 생산할 수는 없기에 현재 재고조정을 위한 가동률 조정을 하고 있다. 향후 단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지 포함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봤을 때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그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와 달리 지난해 말 새로 선임된 CFO의 경우 개혁적인 성향이 있어 수익성이 악화 된 국내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가동 중단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도 천안 아산 LCD 생산 라인(L8-1-1, L8-2-1)의 생산량을 줄여 대형 OLED 패널 전환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LCD TV 패널 시장의 수급과 가격 하락이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LCD 라인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LCD 업황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파주 LCD TV 패널 생산 라인 중단 시기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