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날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6일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북한 내부의 반발을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지지부진한 북미협상 및 남북교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이날 발표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한 만큼 비핵화 협상 판을 실제 깨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위험 개선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역시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개발, 시험, 배비(배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날 북한의 발사체 도발이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대응 맞불 작전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 둘째 날인 6일 미상의 발사체를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새벽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2회의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지난달 25일, 31일, 지난 2일까지 잇따라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잇단 무력시위에 나서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협상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지 1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이에 대한 성과가 없는 만큼 북한은 전통적인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재선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적 성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 중단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연쇄적으로 미사일 도발에 나서면서 미 조야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성된 정세는 조미(북미), 북남합의 이행에 대한 우리의 의욕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대화 전망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심히 대하면서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완화에 소극적인 남측에 대한 불만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무성 대변인은 “남조선이 그렇게도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로 될 것”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한미 양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춘 하반기 연합연습을 전날 시작했다. 이번 연습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 형태로 진행된다. 애초 명칭은 ‘19-2 동맹’이 유력했지만, 한미는 비핵화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해 ‘동맹’ 표현은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