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일본 견제 뚫고…삼성 '6세대 V낸드' 양산

핵심소재 수출규제 등 악재속

세계 첫 100단 이상 제품 생산

5세대보다 성능 10% 이상 높여

"데이터 전송 속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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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업황 둔화와 일본의 견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검찰 조사 등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와 D램 공정 수준을 높여 경쟁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세대(128단) 256기가비트(Gb) 3비트 V낸드’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 P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양산해 글로벌 PC 업체에 공급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기술은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0단 이상의 셀을 한 번에 뚫는 단일공정(1 Etching Step)을 적용하면서도 속도와 생산성, 절전 특성을 동시에 향상했기 때문이다. 단일공정을 적용해 9x단 이상 V낸드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기업용 250GB SATA PC SSD 양산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 수요 확대에 맞춰 올 하반기 512Gb 3비트 V낸드 기반 SSD와 eUFS 등 다양한 용량과 규격의 제품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평택 V낸드 전용 라인에서 6세대 V낸드 기반 SSD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에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2기가비트(Gb)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양산에 성공한 6세대 V낸드는 삼성전자는 초고난도의 ‘채널 홀 에칭’ 기술로 5세대 V낸드보다 단수를 약 1.4배 높인 6세대 V낸드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6세대 V낸드는 전기가 통하는 몰드 층을 136단 쌓은 후 미세한 원통형의 구멍을 한 번에 뚫어 셀 구조물을 연결해 균일한 특성의 3차원 셀을 만들어냈다. 다만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층간의 절연상태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전자의 이동경로가 길어져 낸드의 동작 오류가 증가하며 데이터 판독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초고속 설계 기술을 적용해 역대 최고 속도를 달성하면서도 전 세대보다 성능을 10% 이상 높이고 동작 전압도 15% 이상 줄였다. 또한 6세대 V낸드는 5세대 V낸드 대비 공정 수와 칩 크기를 줄여 생산성도 20% 이상 향상시켰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6세대 V낸드 양산으로 차세대 V낸드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6세대 V낸드는 단일공정을 적용해 세 번만 쌓아도 300단 이상의 초고적층 차세대 V낸드를 만들 수 있어 제품 개발 주기를 더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역대 최대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양산성을 동시에 구현해 최고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초고적층 3차원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양산을 시작한 6세대 V낸드로 글로벌 모바일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차세대 엔터프라이즈서버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하고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3차원 V낸드의 사업 영역을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 개발실장(부사장)은 “2세대 앞선 초고난도 3차원 메모리 양산 기술 확보로 속도와 전력효율을 더욱 높인 메모리 라인업을 적기에 출시하게 됐다”며 “향후 차세대 라인업의 개발 일정을 더 앞당겨 초고속 초고용량 SSD시장을 빠르게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에 D램 시장 점유율 40.6%, 낸드는 34.1%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29.8%), 낸드 2위인 도시바(18.1%)와 격차가 크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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