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여의도 만화경]"새판 짤 전략가 없다"...고민 깊은 한국당

계파간 정책·비전 경쟁 사라져

신상진 "대변인만 있어" 비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내에서 여당의 ‘친일 프레임’에 맞서 새 판을 짤 ‘전략가’가 없다.” 이런 목소리가 당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과거 당 안에서 집권 전략을 두고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을 때는 책사들이 나타나 목소리를 냈지만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짜인 현재의 지도체제에서는 발전적인 경쟁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내부 비판들이다.


신상진 한국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 지도부를 겨냥해 “전략기획가는 없고 모두 대변인만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對)문재인 정권 투쟁전략과 전술이 없다. 총선 승리 로드맵도 없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 지난달 “작금의 정국에서 우리가 던진 이슈로 싸우고 있는 전선이 있느냐. 추경, 공수처, 연동형 비례제, 일본 경제보복 등 이슈마다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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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관계자들은 ‘선의의 경쟁 부족’을 전략 부재의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보수 정당 내에서도 집권을 위한 정책과 전략을 두고 계파 간 경쟁이 있었지만 지금의 당에서는 ‘충성심 경쟁’밖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계파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선을 앞두고 경쟁할 때는 정책과 비전을 두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고 돌아봤다. 과거 이 전 대통령의 전략가로 정두언 전 의원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 박 전 대통령의 책사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정책 경쟁을 벌였으나 지금 그러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혁신가가 나오려면 지금의 기득권을 흔들어야 한다”며 “친박 일색으로 구성된 현재의 당 상황에서는 이러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일 프레임이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외부적인 상황에서 비롯한 만큼 전략으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 전략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또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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