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연내 400만"...5G 확산 예상보다 빠르다

SKT, 올 200만 내년 700만 전망

가입자당 매출늘어 이통사에 '단비'

또 과열경쟁땐 효과 상쇄 시각도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며 연내 400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과 네트워크 투자에 많은 돈을 쏟아 수익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이통사로서는 가입자당 평균 월매출(ARPU)이 높은 5G 고객 증가를 ‘가뭄 속 단비’로 여기고 있다.

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5G 가입자를 연내 최소 200만명, 내년까지 700만명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호 SKT 사장은 5G 상용화 두 달이 넘은 지난 6월 19일 민관합동 5G플러스(+) 전략위원회에서 “(자사 5G 가입자가)100만명이 넘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2개월 만에 전망치가 두 배로 뛰어올랐다.

이통3사 전체 통계를 봐도 5G 가입자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월간통계에 따르면 전체 5G 가입자는 지난 4월말 27만1,686명에서 5월 78만4,215명, 6월 133만6,865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아직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지난달 190만명을 넘어섰고, 연내 충분히 400만명 고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5G 가입자가 애초 시장 기대보다 빠르게 늘자 이통사들은 그나마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용과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대거 뿌려놓은 상황에서 ARPU가 조금이라도 많은 고객이 늘면 그만큼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SKT의 경우 5G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 2·4분기 ARPU가 3만755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는데 7분기 만의 상승이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4.7%로 여전히 저조하지만, SKT는 이르면 4·4분기에 전년비 역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선택약정 할인 확대와 저소득층 통신비 절감 등 정책이슈로 내리막길만 걷던 ARPU가 비로소 5G를 계기로 반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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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달 ‘갤럭시 노트10’을 출시하고 LG전자도 ‘V50 씽큐’ 후속모델을 다음달 공개하는 데 이어 보급형 5G폰인 ‘갤럭시 A90’까지 나오는 만큼 5G 가입자 확대는 이통사들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통사 간 과열 경쟁이 극심할 경우 비용이 커지며 ARPU 개선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지난 5월처럼 대당 100만원에 육박하는 유치자금(공시지원금+불법보조금)이 성행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얘기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출시와 동시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왔고, 4만원대 청소년 상품까지 등장했다”며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ARPU가 급증하지 않는데 마케팅비만 늘면 남는 장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5G가입자의 단기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그 증가세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일이다. 현재의 가입자 증가세는 5G서비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및 통신 서비스 경쟁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신형 프리미엄 단말기(스마트폰)의 마케팅이 국내에서 주로 5G 위주로 이뤄지는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근래에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신제품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고, 프리미엄폰의 가격대가 대중이 선뜻 지출하기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만큼 이 같은 방식으로는 5G 가입자 증가세의 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5G 중심의 고객지향적 콘텐츠들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 활성화에 더욱 과감히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정보통신분야(ICT)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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