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들의 메가폰’으로 알려지면서 서비스가 중단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잇챈’(8chan)이 폐쇄 하루 만에 온라인상에 다시 등장했다고 미국 IT매체 아스 테크니카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에잇챈의 네트워크 제공자로 알려진 클라우드페어가 전날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으나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복실리티(Voxility)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신(新) 나치 신봉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The Daily Stormer)의 팝업 사이트로 재등장한 것이다.
에잇챈이 복원된 과정은 다소 복잡하지만, 차단된 사이트를 모아놓는 ‘토르 브라우저’의 테스트용 사이트로 등장해 보안 방화벽을 뚫고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아스 테크니카에서 접속해본 바로는 팝업으로 뜬 에잇챈에 처음 접속하면 12분간 반응이 없다가 뒤늦게 사이트에 있는 내용이 차례로 올라온다.
이 사이트의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은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호스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에잇챈에 복원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복실리티 CEO는 “우리도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고, 거기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아라비아 숫자 8을 누여놓은 형태가 ‘무한대 기호(∞)’와도 비슷해 ‘인피니티(Infinity·무한) 챈’으로도 불리는 이 게시판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레드릭 브레넌이 지난 2013년 개설한 것으로 2015년 사이트 운영권이 온라인 사업자 짐 왓킨스에게 넘어갔다.
에잇챈은 초기에는 유머와 일상 소재 등을 담은 글이 주류를 이뤘으나 근래에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 공고나 회원 모집 수단으로 악용돼왔다.
지난 3일 미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직전 에잇챈에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내용이 담긴 온라인 성명서(manifesto)를 올렸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난입해 50명을 살해하고 49명을 다치게 한 호주 출신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28)도 범행 직전 에잇챈과 트위터에 73쪽 분량의 온라인 선언문을 게시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파웨이 소재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총격 사건 때도 용의자 존 어니스트(19)가 범행 1시간 전쯤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온라인 선언문을 에잇챈에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에잇챈이 “총격범들의 메가폰(Megaphone·확성기)”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