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미친 사랑의 서]거장들의 소설 밖 은밀한 사생활

■섀넌 매케나 슈미트 외 1인 지음, 문학동네 펴냄




1926년 12월 8일 “드라이브를 하고 오겠다”는 말과 함께 집을 떠난 추리 작가 아가서 크리스티는 열흘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영국 전역의 신문이 그의 실종사건을 보도할 때 그는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다른 투숙객들과 그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될 소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발표하고 사라진 작가에 대한 소문을 아무렇지 않게 나누고 있었다. 호텔 직원의 제보로 급하게 달려온 남편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아가사가 남편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에 더해 남편이 바람피운 여자의 이름으로 투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 ‘미친 사랑의 서’는 작가들의 삶과 글에 영향을 준 로맨스를 파고들어 소설 밖의 얼굴을 드러낸다. 55세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 아서 밀러, 부인의 등에 칼을 꽂은 노먼 메일러, 연인의 재능을 질투하고 방해공작을 펼친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거장들의 사생활이 낱낱이 담겼다. 50년 동안 연인이 보낸 2만여 통의 편지 속 구절을 베껴 불륜 상대에게 보낸 빅토르 위고부터 20개월 동안 5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고 결혼 후에 단 하루도 떨어지지 않은 브라우닝 부부 등 고개를 젓게 만드는 이야기와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가 다채롭게 수록됐다. 세계 문학 거장 101명의 사랑 흔적을 두 여성 저널리스트가 추적했다.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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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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