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원산도와 태안 안면도를 잇는 국도 77호 연륙교. 사진제공=태안군보령과 태안 안면도를 잇는 국도 77호가 오는 9월 임시개통을 앞두고 있으나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연륙교의 명칭을 놓고 보령시와 태안군이 대립하면서 다리 명칭 없이 임시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도 지명위원회는 두 지자체의 반발 속에 지난 5월 21일 보령 원산도와 태안 안면도를 잇는 연륙교 명칭을 ‘원산 안면대교’로 의결한 바 있으나 태안군의 강력 반발로 국가지명위원회 상정이 보류되면서 명칭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태안군의 반발이 거세다. 태안군은 일찌감치 ‘원산 안면대교’ 절대 수용불가를 천명하며 반발하고 있다.
태안군은 현재 충남도 지명위원회의 ‘원산 안면대교’ 결정에 반발하며 ‘원산 안면대교’에서 원산명칭을 빼줄 것과 ‘안면원산대교’처럼 안면 명칭을 먼저 사용할 것을 충남도에 주장하고 있다.
태안군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91조’에 따르면 둘 이상의 시·군·구에 걸치는 지명에 관한 사항은 관할 시·도 지명위원회가 해당 시장·군수의 의견을 들은 후 심의·의결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충청남도 지명위원회가 해당 시·군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심지어 위원회에도 상정되지 않은 명칭을 회의 중 급조해 일방적으로 의결했다고 법령위반사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당사자끼리 얘기해도 결론짓기 쉽지 않은 만큼 “정평있는 로펌의 법리해석을 받아보자”고 보령시에 제안하기도 했다.
태안군의회 또한 태안∼보령 간 교량 명칭의 재심의 및 공정한 명칭 선정 등을 충청남도 지명위원회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결사항전태세다.
태안군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충청남도 지명위원회가 의결한 ‘원산 안면대교’ 교량 명칭은 절차상 하자 있는 행정행위임이 자명하나 위원회가 이를 바로잡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며 “충청남도 지명위원회는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원산 안면대교의 명칭을 변경하지 않는 사유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는 충남도지명위원회의 ‘원산 안면대교’ 명칭 의결에 대해 100% 만족하지 않지만 충남도 지명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국가지명위원회 상정을 통해 하루속히 결론지어야 한다고 희망하고 있다.
명칭 논란이 마무리되지 못하자 보령시의회 또한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보령∼태안(제2공구) 원산 안면대교 명칭 국가지명위원회 상정 및 확정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보령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보령시와 태안군 간의 소모적인 논쟁 종식을 위해 충남도는 오는 9월 임시개통 전에 교량 명칭 결정할 것, 충남도 지명위원회에서 의결된 ‘원산안면대교’ 명칭을 국가지명위원회에 즉시 상정할 것, 정부는 보령∼태안 도로건설공사 연륙교 명칭을 충남 지명위원회에서 의결한 ‘원산안면대교’로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원산도 주민들로 구성된 원산도관광발전협의회 또한 국가지명위원회 상정 촉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보령시와 태안군이 한 치 양보 없이 대치하자 충남도는 양측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대화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보령시장, 태안군수와 함께 만나는 등 중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합의도출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병희 충남도 토지관리과장은 “추석 이전까지 명칭이 최대한 결정될 수 있도록 해당 지역 주민들과 여러모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국가지명위원회 상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선 두 지역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다양한 대화채널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태안=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