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천인갱' 속 조선 강제징용자 유해 유전자 감식 나선다

천인갱은 일제강점기 시절 ‘1,000명의 사람이 묻힌 곳’

행안부, 수습한 유해 100여구 유전자 샘플과 유족 대조 후 실무 협의 추진

정운현 총리비서실장이 지난 3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 1천여명의 유해가 묻힌 중국 하이난(海南) 지역 ‘천인갱’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신하여 방문해 헌화하는 모습. /연합뉴스정운현 총리비서실장이 지난 3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 1천여명의 유해가 묻힌 중국 하이난(海南) 지역 ‘천인갱’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신하여 방문해 헌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海南) 지역에 묻힌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 유해의 국내 송환을 본격 추진한다.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하이난에 있는 ‘천인갱’(千人坑)의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해의 송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피해 신고 유족들과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한 확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인갱은 중국 하이난성 남부 싼야(三亞) 지역에 있는 곳으로,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 1,000여명이 종전 직후 일제에 집단 학살당해 매장당한 곳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1990년대 이 지역에서 농장을 경영해온 한국 기업이 수습한 유해 100여구에서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피해 신고를 한 유족들과 대조하고,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하면 이를 토대로 중국 측과 실무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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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한국인 농장주가 농사지을 땅을 빌리는 과정에서 천인갱 사건이 처음 드러난 뒤 여러 차례 유해 발굴 시도가 있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중국에 송환을 요구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중국 정부가 현지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자료에도 강제징용과 집단매장에 대한 내용이 있다”며 “여기에 유전자 검사 결과가 뒷받침되면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실무 협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중국 방문 중에 정운현 총리비서실장을 천인갱에 보내 헌화하도록 했다. 정 실장은 헌화 후 방명록에 ‘나라 잃은 백성들의 참혹한 현장을 보고서 국가의 의무를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고국으로 모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기록한 바 있다.
/송윤지 인턴기자 yjsong@sedaily.com

송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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