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백브리핑]"해외 금리 연동 DLS 더이상 팔면 안됩니다"

위험 감지한 실무자 소신 발언

일부銀 올초부터 상품판매 중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사모 형태로 판매한 해외 금리 연동형 파생결합증권(D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올 초부터 해당 상품의 손실 위험을 감지하고 판매를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 3월부터 프라이빗뱅커(PB)센터 고객들에게 주로 판매하던 해외 금리 연동 DLS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3년간 2,000억원 규모로 판매하며 VIP들에게 각광을 받던 상품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계기는 한 실무자의 소신 발언이었다. 배용덕 IBK기업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주재로 매주 열리는 금융시장 전망 회의에서 자산솔루션팀 소속의 김정현 과장이 선진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이 뚜렷해진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국과 영국의 금리에 연동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자고 건의한 것이다. 이후 개인고객그룹에서는 해당 상품의 리스크를 검토했고 김 과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 영업점에 판매 중단 사실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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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역시 증권사 등으로부터 해당 상품 판매 제안을 받았으나 상품위원회에서 판매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경기침체의 전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상품 선정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지만 지난 3월의 대처는 기업은행이나 국민은행과 달랐다. 이번 사태를 두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만 내세울 뿐 다양한 상품을 다룰 금융 전문성을 키우는 데는 인색했던 은행권이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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