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75억여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가족들은 이 회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신고한 재산 총액보다 많은 74억5,500만원 투자를 약정하고 10억5,000만원을 실제로 투자했다.
서울경제 기자는 16일 오후 코링크PE가 올해 3월부터 이달 5일까지 등기상 본점 주소로 등록했던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건물 한화갤러리아포레 상가를 찾았다. 상가 지하 5층에는 주식회사 더블유에프엠 교육사업부 사무실만 B520호에 단독으로 입주해 있었고, 코링크 전 주소인 B521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더블유에프엠이라는 회사의 최대주주는 문제의 코링크PE다. 현재 코링크 핵심 멤버인 이상훈 대표 및 임성균 이사 등 2인이 각각 대표이사와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등기부등본상 이 대표는 2017년 2월24일 이사가 된 뒤 지난해 1월24일자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코링크 임원들이 그대로 최대지분을 보유한 더블유에프엠으로 옮겨가면서 코링크가 유치한 240억원 상당 투자금의 운용주체가 모호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소지만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옮겨놓고 실제로는 제대로 된 직원이나 사무공간조차 갖추지 못한 영세한 회사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블유에프엠 관계자들이나 상가 관리자들은 “지하 5층에는 사무실이 하나밖에 없고, 코링크라는 회사에 대해서 들어본 적 없다”고 입을 모았다. 사무실에 출입 중이던 몇몇 더블유에프엠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코링크라는 회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상가 관계자는 “올해 입주한 더블유에프엠은 알지만 코링크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다”며 “지하 5층의 경우 상가에서 직접 관리하는 입주사가 아니라 전대차 계약으로 들어온 곳이라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링크PE에서 조 후보자의 가족들이 투자한 펀드 부문을 담당했던 인물인 임성균씨 역시 더블유에프엠의 이사로 언론에 알려졌다. 현재는 접속이 불가한 코링크PE 홈페이지는 임 이사를 2016년 7월 설립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 담당자로 소개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의 약정금을 포함해 총 100억1,100만원 규모(출자약정금 기준)로 출범한 블류코어밸류업은 국내 최초로 가로등 양방향 원격제어시스템을 개발한 S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서울경제 취재진이 찾은 등기상 현재 사무실 역시 실체가 없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N빌딩 4층에는 관계 없는 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240억원 상당의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코스닥 상장사를 경영하는 운용사가 등기부등본의 주소에 있지 않은데 대해 허위신고 의혹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회사 사무실에 주소지가 최근까지 등록되어 있었던 만큼, 코링크PE사가 이리저리 주소만 옮겨 다니는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본점 소재지에 대해 국내에 주소를 두라는 것 외에 별다른 규제는 없다”면서 “하지만 자회사 인수 직후 관리를 위해 일부 인력이 출퇴근하는 경우는 제외하고는 사무실을 다른 회사와 같이 쓰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국회는 본격적인 일정 논의에 착수해 이르면 이달 말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전망이다. 한편 이상훈 코링크PE 대표는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약정액에 대해 “출자약정금액은 신용카드의 한도액과 같은 개념으로 이 금액을 모두 출자해야 하는 의무를 지지 않는다”며 “출자약정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부과되는 페널티 조항도 없다”고 해명했다. “실투자금이 10억원가량임을 알았음에도 75억원이라는 투자약정금을 설정한 이유는 순전히 우리 회사의 운용 편의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