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지난달 수입 6분의1토막

日보복에 3,000톤→529톤 급감

규제직전에 승인 받은 물량인듯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시행 첫 달인 지난 7월 수출규제 대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 중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 수입량이 올해 월별 평균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순도 불화수소가 지난 달 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시행 이후 한 건도 수출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점 등을 고려하면 지난달 국내에 들어온 물량은 규제 직전 승인을 받아 놓은 물량으로 추정된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통관 기준으로 지난 7월 한 달 간 529톤 규모의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플루오르화 수소·일명 에칭가스)가 국내에 들어왔다. 금액으로 따지면 96만1,000달러 어치다. 올해 들어 매달 평균 3,085톤 가량을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데서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번 통계치는 지난달 4일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단행한 규제 조치가 반영된 첫 수치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행된 4일 이전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 국내로 들어온 물량이 7월 통관 실적에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이전 일본 정부가 승인한 물량이 시차를 두고 국내에 들어와 7월 실적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정부는 규제 시행 이후 고순도 불화수소 국내 반입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고순도 불화수소를 비롯한 3개 품목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3년 단위 허가에서 계약 건당 허가로 변경됐다. 심사 기간은 일주일에서 90일 이내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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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도 불화수소와 달리 또 다른 규제 품목인 반도체 제조용 레지스트(감광액) 7월 수입량은 141톤으로, 1~6월 평균치인 67톤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이 역시 수출규제 대상인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는 막힌 채 기타 품목이 대거 주문돼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국제상품분류체계(HS) 코드 상 레지스트는 ‘반도체 제조용’으로 잡히는데, 여기에는 EUV용 외에도 D램 제조용 불화아르곤(ArF) 레지스트, 낸드플래시용 불화크립톤(KrF) 등도 포함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EUV용 레지스트에 대해 조치하는 것을 보고, 업체들이 D램과 낸드용 레지스트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례적으로 주문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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