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면역력이 약하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당뇨병은 합병증을 막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덥다고 시원한 음료수나 빙과류, 당분이 높은 과일을 무턱대고 먹다보면 혈당조절에 실패하기 쉽다. 당뇨병 환자가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챙겨야 할 건강 수칙을 알아본다.
◇저혈당 증상 땐 설탕물 마시면 도움=당뇨병 환자가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수분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당이 많아지면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정상인이라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혈당을 조절해 소변으로 당이 과하게 빠져나가지 않지만 당뇨병은 고혈당으로 인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된다.
이때 식사량이 활동량보다 충분하지 않거나 다른 혈당 강하제를 병용하고 있는 경우엔 저혈당이 발생 할 수 있다. 또 소변과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면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때 몸이 혈당을 낮추는 쪽으로 반응하면서 저혈당이 올 수도 있다.
저혈당이 되면 기운이 빠져 온몸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거나 심장이 뛰면서 불안감이 엄습한다. 입술 주위나 손끝도 저려 온다. 저혈당 증상이 생기면 재빨리 설탕물을 100㏄ 정도 마시거나 알사탕을 2∼3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다만 당뇨병 환자는 혈당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기 때문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과도한 단당류 섭취는 삼가야 한다.
◇더워도 운동화에 양말 착용은 필수=신체 노출과 물 접촉이 많은 여름철엔 꼼꼼한 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발에 조그만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고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에 상처가 잘 생긴다면 실내에서도 양말을 착용하는 게 좋다.
무좀과 습진은 당뇨병 합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발에 무좀이 있으면 발가락 사이에 벌어진 살로 세균이 들어가 발등까지 염증이 오는 봉와직염이 생길 수 있다. 외출 후에는 발을 씻고 잘 말린 다음 로션을 발라 보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발 신경에 합병증이 생겨 감각이 무뎌지면 상처가 나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에 한번 자기 전에 발 상태를 눈으로 살펴야 한다.
해변에서도 슬리퍼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발에 상처가 났다면 더 악화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박·참외·아이스크림은 조금만=무더위에 지친 여름철, 시원한 참외와 수박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과일 주스와 청량음료,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려 기본적으로 혈당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일이나 주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가뜩이나 높아진 혈당 수치를 더 올릴 수 있다.
수박이나 참외, 포도 등 과일이 먹고 싶다면 한두 쪽만 먹고 대신 토마토, 오이 등 당분 없는 채소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갈증을 느낄 때에는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대신 물을 마시는 게 좋다.
◇ 선글라스로 망막합병증·백내장 예방=당뇨병 환자는 망막합병증뿐만 아니라 수정체에 백내장 발병률도 높다. 따라서 직사광선은 피하고 햇빛이 강한 낮 시간에 외출할 때에는 꼭 선글라스를 착용해 수정체를 보호해야 한다. 차로 장거리 이동을 할 때에는 가끔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 등으로 혈액 순환을 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식후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저녁 시간 운동은 저혈당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식사 후 혈당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운동의 종류는 가벼운 등산이나 걷기, 줄넘기, 헬스, 수영 등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3번 이상,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