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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INSIDE] 다시 점화한 BBQ-BHC ‘치킨전쟁’ … 국내 1호 '경영자인수' 투자 성공할까

BBQ “박현종 bhc 회장, 불법행위 대가로 대표이사 자리 받아”

MBK,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로 1,300억… 국내 ‘1호’ 투자

bhc 소송 패배할 경우 투자금 회수 차질 빚어질 수도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가 싶던 BBQ와 BHC의 ‘치킨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1호 경영자 인수 방식(MBO·Managemont Buy-Out) 투자에 1,300억원을 베팅했던 MBK파트너스의 투자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전문경영인으로 ‘오너십’이 바뀐 이후 BHC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향후 소송의 결과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네시스BBQ는 박현종 BHC 회장을 상대로 과거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CVCI(현 더로하틴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면 71억원 규모의 구상권 성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본지 8월 17일자 21면 참조


BBQ와 BHC가 얽힌 송사(訟事)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HC는 2004년부터 10년간 bbq의 자회사였지만 2013년 BBQ가 해외 진출 자금 마련을 이유로 더로하틴그룹에 매각했다. 당시 더로하틴그룹은 가맹점 수 등을 감안한 실사자료를 바탕으로 BBQ에 인수대금으로 1,150억원을 지불했다.

순조롭던 매각과 달리 이후 양측은 소송을 주고받는 이른바 치킨 전쟁을 벌여왔다. 시작은 BHC였다. BHC는 실사 과정에서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BBQ도 영업비밀 침해 등을 이유로 맞고소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양사가 주고받은 소송만 다섯 건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BBQ가 새롭게 제기한 손해배상소송까지 더하면 소송 가액만 4,000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


이처럼 송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에도 MBK파트너스가 BHC에 투자를 하게 된 것은 탁월한 경영실적 때문이었다. 매각 이후 BBQ 글로벌 부문 대표에서 BHC 대표로 자리를 옮겼던 박 회장은 지난해 국내엔 다소 생소한 MBO 방식을 통해 더로하틴그룹으로부터 bhc를 다시 사들였다. 더로하틴그룹 출신인 고든 조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PE)와 손잡고 1,200억원을 들여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를 활용에 전화사채(CB) 등 메자닌(Mezzanine)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MBK파트너스 SSF의 국내 첫 투자 사례라서 주목을 끈 바 있다. BHC 측은 MBK파트너스의 투자에 연 18% 안팎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BBQ와 비교해볼 때 BHC의 실적은 눈부시다. 지난해 기준 bhc의 매출액은 2,376억원으로 BBQ(2,368억원)와 엇비슷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BBQ(177억원)와 비교했을 때 세배 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25.5%에 달한다. 지난해 더로하틴그룹이 배당을 통해 1,3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막대한 현금 창출력 때문이었다.

문제는 BBQ 측이 박 회장을 겨냥해 제기한 소송으로 지난했던 치킨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BBQ 측은 박 회장이 BBQ에 몸담고 있던 당시 업무용 이메일을 복구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7년 BBQ 측이 제기한 박 회장의 배임 맟 사기 혐의 등의 고소 사건을 기각한 바 있다. BBQ 측이 제기한 증거가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쌓여 있는 소송의 승기도 기울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BHC 측은 이를 두고 “터무니없는 증거 자료”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장에는 막대한 현금 창출력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으나, BBQ가 법적 싸움에서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에는 잠재 투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BHC의 재무제포에 반영될 우발 부채 등으로 재무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 현재 BHC 재무제표에 기재된 우발부채는 1,053억원으로, 전체 부채총계(2,342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BHC와 MBK파트너스 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내용은 없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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