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난 장학금 받으려 그 고생했는데...정유라와 다를게 뭐냐"

"돈없고 백없으면 뒷바라지...그들만의 리그만 강화시켜"

합격 과정 수사 요구 봇물

조국 넘어 文정부로도 화살

'장관 반대' 청원 5만명 달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난 장학금을 받으려고 그 고생을 했는데 힘들다고 하면 그냥 주는 거였네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에 대한 각종 특혜 논란이 확산되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 허탈감과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조 후보자의 딸이 황제 장학금을 받은 데 이어 영어논문 제1저자 등재를 발판으로 대학에 입학한 의혹이 제기되자 권력자의 교육 특혜에 대해 공분하고 있다.


20일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물과 댓글들이 쏟아졌다. 조씨는 고교 재학시절 2주 인턴을 하고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논문 게재를 활용해 고려대에 부정 입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학생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논문 내용을 안 썼으면 고대에 합격했을지 의문”이라는 글을 남겼고, 다른 학생은 “(조씨가 인턴을 한 기간) 2주면 실험 한 번도 못했을 시간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인 ‘MYPNU’에서도 “조국 같은 ‘백’이 있으면 의전원 가는 것도 어렵지 않네” “조국 딸 퇴학시켜라”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의 한 이용자는 “고등학생 때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한 사람이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유급을 두 번이나 당했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당하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 허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은 최근 대구 이월드에서 사고로 중상을 입은 청년을 언급하며 “누구는 몸 버려가며 등록금을 벌려고 일하고 누구는 낙제 성적을 받고도 수천만원씩 장학금 받아 편히 학교 다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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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목소리는 조 후보자를 지명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높아지고 있다.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천에서 용이 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자고 하더니 우리는 그냥 평생 붕어·개구리·가재로 살라는 거냐” “한 입으로 두말하지 말라” 등의 반응이 나왔다.

고려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은 발악해봤자 뒷바라지나 하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이걸 기대하고 ‘503(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로 박 전 대통령을 지칭)’을 끌어내린 거냐”고 했다. 이어 “진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시늉이라도 하라고 (문 대통령을) 뽑은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뤄낸 사회는 자기들만의 리그만 더 강화했을 뿐”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조씨 의혹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력자 부모를 둔 자녀가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7년 1월 트위터에 정씨가 ‘능력 없으면 니네(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쓴 글을 인용하면서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대학생은 “정유라는 그래도 금메달이라도 땄다”며 “조 후보자 딸의 실명을 공개하고 고려대 합격과 의전 합격이 정당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용을 반대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12일부터 청원을 시작한 글에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총 4만6,000여명이 동참했다.
/김지영·이경운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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