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重 겨우 틔운 숨통, 勞상경투쟁에 다시 막히나

노협 "정상화 위해 5년간 희생"

기본급 6.1% 인상 주장...22일 夏鬪

사측 "흑자전환 못했는데 과한 요구"

7,500억 수주 낭보 빛바랠까 우려

최근 잇단 수주에 다소나마 숨통을 트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이번엔 노동자협의회(노협)의 ‘상경 투쟁’이라는 악재를 만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7,500억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는 등 ‘기지개’를 펴고는 있지만 아직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반면 노협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5년 간 희생했다”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협은 22일 거제조선소에서 서울 상일동 삼성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로 상경해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곳엔 삼성그룹 EPC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장 김명수 삼성물산 사장)가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후장대’ 계열사들을 관할하는 컨트롤타워 개념이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말부터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가 커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노협은 쟁의결의를 위한 투표를 벌여 95% 이상의 찬성률을 확보했다. 노협은 올해 기본급 6.1%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노협은 상경집회에 대해 “지난 5년 간 사측에 희생과 양보를 했고 그로 인해 불황의 터널이 걷혀 가고 있다”며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한 집회”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임금은 0.5% 상승하는 데 그쳤고 삼성중공업 구성원들은 오히려 기본급 반납을 하기도 했다”며 “사측의 유상증자 참여 호소에 받은 신용대출이 아직도 남아있는 사원들의 수를 헤아릴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투쟁은 노동자 기득권 투쟁이 아니라 희생에 대한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절박한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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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최근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수주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896억원의 영업적자를 포함해 지난해 4,093억원, 2017년 5,242억원, 2016년 1,472억원, 2015년 1조5,020억원 등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본급 6.1%를 올려달라는 노조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측이 얘기하는 희생 또한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조선업 위기에 따른 모두의 고통분담이었다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조 단위 적자를 내다가 이제 겨우 전환을 하려는 시기인데 과도한 임금인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합리적인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노측은 노동조합 대신 노사협의회를 설치해 노사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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