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8만원 갤노트10 사라지자...예약 취소·개통연기 '보조금 혼란'

일부 판매점 100만원 보조금 약속

장려금 적게 나오자 계약조건 철회

소비자들만 피해...구제책도 없어

최대로 팔리고도 번호이동 감소

불법 방치한 통신사·정부 책임론

갤럭시노트10 이미지 / 연합뉴스갤럭시노트10 이미지 / 연합뉴스






#경기도 구리에 사는 이모씨는 부모님께 갤럭시 노트10을 사전예약해드렸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갤럭시 노트10 플러스 256GB 모델을 2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신청했지만 막상 개통 첫 날인 지난 20일 스마트폰만 받았을 뿐 개통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모씨는 “개통이 언제쯤 된다는 얘기도 없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삼성전자(005930) 하반기 플래그십폰 갤럭시 노트10이 사전예약판매 130만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사전예약 취소 혹은 개통연기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유통망에서 124만~149만원대의 갤럭시 노트10 시리즈를 8만~3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며 예약을 받은 뒤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예상만큼 풀리지 않자 계약 조건을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전예약판매량 중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물량은 130만대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사전예약을 취소하거나 개통을 미루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10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사전판매를 진행한 뒤 20일부터 개통을 시작했다.


사전예약 당시 판매점들은 갤럭시 노트10에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약속하며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이동통신3사의 공시지원금이 최대 42~45만원으로 갤럭시 S10 5G에 비해 낮아지는 등 총 리베이트 금액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약속했던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진 판매점들은 실구매가격을 올리거나 사전예약을 아예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에선 과도한 리베이트를 감시하는 분위기가 사그라들면 다시 보조금을 늘릴 수 있다며 개통을 미루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개통 첫날 번호이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10의 개통 첫 날인 20일 총 개통량은 22만 1,000대로 전작 갤럭시 노트9(19만 1,000대)보다 16% 늘어났다. 하지만 번호이동 건수는 약 2만 9,180건으로 전작보다 2%(558건) 오히려 줄어들었다. 사전예약 물량 중 일부가 취소되며 실구매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통신3사와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사전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 당하거나 갑자기 실구매가격을 높이더라도 공시지원금을 과도하게 뛰어넘는 보조금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합의되지 않은 판매점의 일방적인 약속이었기 때문에 업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만든 책임은 결국 정부와 통신 3사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신 3사는 과도한 5G 가입자 경쟁으로 불법보조금을 살포해왔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만 반복했다는 비판이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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