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US]FORTUNE 500 / 월마트와 세븐일레븐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기업 명: 달러 제너럴 DOLLAR GENERAL, 500대 기업 순위: 119위, 매출 256억 달러, 영업이익 16억 달러, 직원 수: 13만 5,000명, 총 주주수익률(2009~2018 연평균) 20.2%

(월마트의) 편리함과 (세븐일레븐의) 낮은 가격이라는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한 달러 제너럴 Dollar General이 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 기업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By PHIL WAHBA


주민 약 4,500명이 살고 있는 켄터키 주 스코츠빌 Scottsville 마을 광장에는 전면이 벽돌인 박스 형 매장이 있다. 달러 제너럴 체인 중 가장 오래된 매장으로, 실제 외관도 그 나이만큼 오래되어 보인다. 통로는 어수선하고, 천장은 낮고, 조명은 어두침침하다. 플라스틱 컨테이너가 줄줄이 늘어서 있고 종이 타월은 탑처럼 쌓였으며, 냉장고 안은 냉동 피자로 가득하다. 달러 스토어 /*역주: 1달러 이하의 저가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매장/ 고정관념에 맞게 이곳은 무질서하고 어수선하며, 헐값의 자잘한 제품들이 진열된 곳처럼 보인다.

그런데 매장 입구를 지나자마자,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눈에 띈다. 바로 스타벅스 음료로 가득한 세련된 냉장 박스다. 게다가 이 박스 위에는 스타벅스의 인어 로고가 박혀있다. 여기서 쇼핑객들은 2달러를 내고 더블샷 에스프레소를, 혹은 5달러로 프라푸치노 캔 두 개를 가져갈 수 있다. 시골 마을의 광장보다, 중산층 도시의 간선도로에 더 잘 어울릴법한 소소한 사치다. 가장 가까운 진짜 스타벅스 매장이 차로 30분이나 가야 하는 볼링그린 Bowling Green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카페인에 목마른 사람들에겐 엄청난 매력이다. 이처럼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제품은 프라푸치노 뿐만이 아니다. 달러 제너럴엔 큐리그 Keurig 커피 캡슐과 다논 요거트도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8~20달러 상당의 레고 키트를 판매한다.

달러 제너럴의 CEO 토드 바소스 Todd Vasos는 한 여성고객에게 들은 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돈이 많이 없다고 좋은 것들을 사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달러 제너럴은 그녀에게 좋은 가치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사치를 동시에 제공해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바소스는 고객들의 소득 수준을 정확히 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르 Kantar에 따르면, 달러 제너럴 고객 중 약 57%는 가계소득이 4만 9,900달러 미만, 30%는 2만 5,000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미국 평균 가구 소득은 약 6만 1,000달러다). 이번 호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가 방문한 25개 매장에는 모두 (정부가 저소득자들에게 주는) 식품 할인권을 받는다는 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달러 제너럴은 최저 소득 계층을 주 고객층으로 두면서도, 소매 부문 최고의 실적을 냈다. 또한 작년엔 최소한의 전자상거래에도 불구하고, 동일 매장 기준 29년 연속 매출이 상승했다. 그 어떤 주요 미국 소매업체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심지어 대기업 월마트도 2010년부터 거의 2년 간 동일 매장 매출이 감소했다.

또한 바소스Vasos(아마존 CEO 베이조스 Bezos와 이름이 비슷하다)의 말처럼, 소비자들의 상향 소비욕구를 활용해 다른 많은 소매업체들이 겪은 불황을 피해갔다. 실제 많은 체인점들이 파산했다. 하지만 달러 제너럴은 지난해 매출 256억 달러를 달성했고, 처음으로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의 소매 부문 매출액을 능가했다. 회사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은 330억 달러로, 메이시스보다 다섯 배나 높다.

달러 제너럴은 1955년 켄터키 스프링필드에 최초의 리테일 매장을 열었고, 이후 60여년간 단순한 전략 하나로 번창했다. 대형 소매업체들이 피하는 작은 마을에, 꼭 필요한 서비스만 있는 소규모 매장을 열어, 적은 수의 제품들만 다루고, 직원 수는 줄이고, 최대한 낮은 가격을 더욱 낮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2003~2007년 CEO를 역임한 후, 현재 조지아 주 상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데이비드 퍼듀 David Perdu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달러 제너럴은 세븐일레븐과 월마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과 같다. 세븐일레븐의 편의성과 월마트의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

부모의 장점을 모두 갖춘 달러 제너럴 체인은 급성장했다. 매장 수 기준 미국 최대 소매 체인으로 등극했고, 10년 전 8,400개에서 현재 1만 5,472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미국인들의 75%가 달러 제너럴 매장에서 5마일 이내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급성장에 기여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에서 보이는 근본적인 변화다. 이제 중산층 쇼핑객들은 백화점보다는 상설 할인매장 티제이 맥스 T.J. Maxx에서 옷을 더 많이 산다. 마찬가지로 이 고객층은 염가의 달러 스토어를 더 많이 찾았다. 텔시 자문그룹(Telsey Advisory Group)의 애널리스트 조 펠드먼 Joe Feldman은 “이제 달러스토어는 전 소득층을 포괄하는 매장이 됐다”고 설명한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 지속된 경기대침체를 계기로, 할인 매장에 대한 그리 달갑지 않았던 오명은 사라졌다. 이후 경기는 회복됐지만, 할인 매장은 인기를 누렸다.

이 산업은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에서 총 매장 수가 증가한 소매 산업은 달러 스토어가 유일했다. 그러나 일부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 스토어 매출은 소매업계 총 매출의 4%만을 차지한다. 회사는 계속 자본을 투자할 구상이다. 작년 분기별 실적보고에서 바소스는 “미국에 1만 2,000~1만 3,000개의 달러 스토어 매장이 더 생길 수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을 설득했다. 달러 제너럴은 올해에만 975개의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그는 “절약이 지금만큼 유행한 적은 없다”고 강조한다.

달러 제너럴은 지난 10년간 완벽에 가깝게 매장을 늘렸다. 스코츠빌 매장의 스타벅스 음료 판매는 단순히 저소득층 고객들을 위한 선심이 아니었다. 오히려 중산층 고객들이 매장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오늘날 이 기업은 중산층 시장을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원천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기꺼이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다.

문제는 매장 확장으로 인해, 완벽에 가까운 사업 모델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냉동 피자와 감자칩의 도움으로 대형 체인을 건설한 달러 제너럴은 신선 제품, 육류, 건강식품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하려 한다(비용은 더 많이 들고 마진은 더 적은 영역이다). 회사는 또 대도시와 서부 해안 지역까지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른 달러 스토어들은 이미 진출해 있지만, 달러 제너럴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곳들이다.

이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달러 제너럴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즉, 한번에 일부 매장들만 바꾸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바소스는 “아예 변화하지 않는 것은 선택지에 없다”고 역설한다. “소매업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충분히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내슈빌 교외에 위치한 회사 본사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그 필요성을 저절로 자각하게 된다. 한 때 미국 소매업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파산에 이른, 텅 빈 시어스 매장이 바로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의 한 시기에, 켄터기 스프링필드에선 놀라울 정도로 많은 남성들이 밝은 핑크색의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런 모험적인 남성 패션은 모두 칼 터너 Cal Turner 덕분이었다. 그의 가족과 가까운 친구 중에 직물을 과잉 공급받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터너는 그를 설득해 남성용 바지를 만들었다. 터너는 헐값에 그 바지를 사서 자신의 매장에서 대량 판매했다. 바지 한 벌당 1달러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칼과 그의 부친 J.L. 터너는 1939년 켄터키 스코츠빌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훗날 달러 제너럴로 발전했다. 처음엔 백화점에 물건을 납품하는 도매업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기울면서, 터너 가족은 지방 저소득층을 위해 저가의 대중적인 상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J.L. 터너의 리더십 하에 이 기업은 점점 더 많은 매장을 냈고, 제품 한 개 당 1달러라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또한 원 기업명인 달러 제너럴 스토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충분히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했다.

총 인구 1,441명인 텍사스 버트럼 Bertram 지역의 달러 제너럴 매장 매니저 모니카 머슐 Monica Musule. 사진=포춘US총 인구 1,441명인 텍사스 버트럼 Bertram 지역의 달러 제너럴 매장 매니저 모니카 머슐 Monica Musule. 사진=포춘US



이 기업은 1968년 상장했고, 그 후 수십 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터너 가족이 한 때 운영했던 영세 상점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달러 제너럴은 기업의 성공 원칙을 고수했다. 1977~2002년 CEO를 역임한 칼의 아들 터너 주니어는 지난해 자서전에서 ‘대부분의 소매업체들은 어떤 시점부터 기업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유혹에 빠진다’고 썼다. 달러 제너럴은 그렇지 않았다. 소매업 컨설팅업체 소비자 성장 파트너스(Customer Growth Partners)의 사장 크레이그 존슨 Craig Johnson은 “이들은 저소득 쇼핑객들의 욕구와 필요를 속속들이 꿰고 있었다”고 분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 제너럴은 그런 지식을 안정적인 공식으로 만들었다. 회사는 인구가 2만 명이 채 안 되는 마을에 집중했다. 월마트와 대형 식료품 업체들이 진출하기엔 너무 작은 지역들이었다. 달러 제너럴 매장은 평균 7,500평방피트(약 210평) 규모로, 월마트의 대형 센터에 비하면 아주 작다. 또한 판매 제품 수는 1만 개를 넘지 않는다(대형 월마트 매장은 그보다 약 10배 많은 제품을 판다). 이런 규모에서, 달러 제너럴 매장은 어떤 시간대이든 2~3명의 직원이면 충분했다. 매장 부지가 적고 인건비가 저렴한 덕에, 10달러 미만의 제품들을 다량 판매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즉, 대형 매장처럼 무궁무진한 종류의 제품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대신 달러 제너럴에선 오직 한 두 종류의 땅콩 버터 브랜드, 혹은 세 가지 크기의 타이드 Tide 세탁 세제들만 찾을 수 있다. 또한 회사는 표백제나 식기 세척용 비누 같은 제품들은 소형으로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부유한 고객들은 이를 ‘여행용’ 사이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러 스토어를 찾는 고객들에겐 그 시점에 자신들이 지불할 수 있는 양만큼만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달러 제너럴의 접근 방식은 기업의 놀라운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007년 매출 성장률이 두 경쟁업체 패밀리 달러 Family Dollar와 달러 트리 Dollar Tree에 밀리기 시작했다. 방만한 재고 관리로 고객들이 자주 찾는 제품들은 품절인 경우가 많았고, 많은 매장들의 외관은 노후화했다.

대형 사모펀드 회사 KKR은 달러 제너럴을 경영 혁신을 통해, 다시금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2007년 70억 달러에 인수했고, 2년 후 달러 제너럴의 기업 공개를 다시 한 번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인수 사례 중 하나가 됐다. KKR이 2013년 말 즈음 달러 제너럴의 마지막 주식을 전량 매각했을 때, 기업 주가는 2009년 재상장 시보다 거의 3배나 높았다. 지난 5월까지 주가는 6배 가까이 급등했다.

달러 제너럴이 회생한 결정적 비결이 있었다. KKR이 약국 및 슈퍼마켓 부문에 경험이 풍부한 최정예 멤버들로 경영진을 꾸린 덕분이었다(그 중에는 에커드 Eckerd와 롱스 드럭스 Longs Drugs의 베테랑 바소스도 있었다). 그 팀은 다시 전략적 결정을 통해, 달러 제너럴이 다른 소매업체들로부터 고객을 끌어올 수 있게 도왔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조명을 바꾸고, 쇼핑 공간을 좀 더 확장했다. 이렇게 탄생한 신규 매장들은 훨씬 더 깔끔하고, 잘 정돈됐다.

달러 제너럴은 재고 관리도 상당히 개선했다. 동일 제품을 너무 많은 버전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중복 제품들은 매장에서 뺐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 제품 라인도 강화했다. 더 높은 마진으로 판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준보다 작은 소형 사이즈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회사는 고객층을 놀라울 정도로 세분화해 분석하고 있다. 매 분기 10만 명의 고객들과 패널 인터뷰를 실시하고, 매년 ‘심층(go deep)’ 설문 조사도 진행한다. 1만 개의 제품 라인업이 실제 고객들의 니즈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것들이다.


매장 내 제품 라인업은 무명 브랜드에 한정되지 않는다. 엄청난 성장과 확장 덕분에, 달러 제너럴은 코카콜라와 허시 같은 국민 브랜드만큼의 영향력을 누리게 됐다. 이제 달러 제너럴 체인은 원하는 크기와 포장을 선택할 수 있다. 한때 세련된 소매업체들만 누렸던 판매대의 디스플레이도 멋지게 만들었다. 글로벌 구조조정 컨설팅업체 앨릭스 파트너스 Alix-Partners’의 대표 조엘 람폴트 Joel Rampoldt는 “대형 포장재 기업들이 달러 제너럴이 사라지길 바랐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업들도 할인 유통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경영진이 현명하기도 했지만, 대침체로 인한 극적인 변화가 없었더라면 달러 제너럴은 현재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2009~2010년 주머니가 얇아진 쇼핑객들이 증가하자, 회사는 제품 종류를 늘리고 매장을 개선했다. 중산층 고객들이 월마트, 타깃, 드러그 스토어, 슈퍼마켓에서 달러 제너럴과 그 경쟁기업들로 발길을 돌렸다.

경기가 나아지고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스토어들의 수익이 일부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임금은 회복되지 않았고, 근로 계층과 중산층은 여전히 가격에 민감했다. 소비재 기업 분석 전문회사 탭스 애널리틱스 TABS Analytics의 회장 쿠르트 제타 Kurt Jetta는 “소득 불평등은 달러 제너럴이 계속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주요 이유”라고 분석한다.

달러 제너럴 제품들 중 약 25%는 1달러 이하다. 하지만 전체 매출은 식음료 제품에 더 집중하는 매장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포춘US달러 제너럴 제품들 중 약 25%는 1달러 이하다. 하지만 전체 매출은 식음료 제품에 더 집중하는 매장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고객 유치를 위한 장기 전투에서, 달러 제너럴은 일부 경쟁사 덕을 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 CVS가 2014년 담배 판매를 중단하자 흡연자들이 달러 제너럴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지난 호 CVS 특집 기사 참조). 한편 월마트는 의류 및 미용 제품 라인을 좀 더 고급화하고, 저렴한 제품을 찾는 고객들은 달러 스토어에 양보했다.

또한 처음엔 실패처럼 보였던 일이 사실 큰 횡재로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회사는 실적이 악화하던 패밀리 달러를 인수하기 위한 입찰 경쟁에서 달러 트리에 패했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긴 달러 트리는 2015년 인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업체는 인수 합병 후 달러 제너럴과 비슷한 1만 5,300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수백 개의 패밀리 달러 매장들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기업 성장은 둔화했다. 달러 트리는 인수와 관련, 최근 27억 달러를 감가상각으로 처리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에, 달러 제너럴은 연 가구소득 5만~7만 5,000달러의 고객층이 가장 많이 찾는 매장이 됐다. J.P. 모건은 해당 소득 계층이 회사 고객층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달러 제너럴은 매장을 가장 자주 찾는 고객들과 연간 소득이 가장 낮은 고객층을 “영원한 절친(BFFㆍbest friends forever)”, 중산층 고객층을 “친구”라 부른다. 그 상위 소득계층, 즉 J.P 모건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고객층으로 지칭한 소비자들은 “지인”으로 호칭한다. 회사는 이 “지인”들에 대해 더 잘 알고자 한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잘게 간 쇠고기와 토마토를 판매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옥수수 칩과 냉동 부리토를 판매하는 것보다 위험이 더 크다. 농산물과 신선육은 상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 상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상했으면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소매업 컨설턴트 크레이그 존슨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미미하기로 악명높은 신선식품의 판매 마진이 높은 인건비로 인해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많지만, 신선 식품이야말로 달러 제너럴의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해선 핵심일 수 있다. 특히 ‘BFF’들과 ‘지인’들이 신선 식품을 사러 매장을 더 많이 찾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애널리스트 미키 차드하 Mickey Chadha는 “핵심은 (고객들이) 옛날엔 사지 않았을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디어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쇼핑객들은 달러 스토어 방문 시 평균 13달러를 쓴다. 반면, 월마트 같은 대형 매장에선 평균 40달러를 지출한다. 가볍게 음식을 사러 가기에 편한 슈퍼마켓을 대체하기엔 달러 제너럴의 제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고객들이 방문할 때마다 제품 하나만 더 팔아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식품 판매가 이득이 된다는 증거는 이미 있다. 상당수의 냉장고를 추가 배치한 전통적인 달러 제너럴 매장들?판매하는 식품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다?첫 해 매출이 일반적으로 10~15% 상승했다. 달러 제너럴 매장들 중 450곳에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2003년 새로 문을 연 소형 슈퍼마켓 형태의 수십 개 매장들도 포함된다. 회사는 올해 추가적으로 200곳의 매장에서 판매 농산물 종류를 늘릴 계획이다. 전체 매장 수에 비하면 적은 비율이지만, 식품 판매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지 실험하기에는 충분한 수의 표본이다.

달러 제너럴은 또 한편에서는, 식품 재고를 다른 제품 라인들처럼 철저하게 관리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요 계획의 하나로, 회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냉장 보관시설을 테스트 중이다. 매장 내에서 상하기 쉬운 식품들을 위한 설비다. 목적은 전체 시스템의 비용을 줄이고, 인기 제품의 품절을 방지하고, 최고 머천다이징 책임자 제이슨 라이저 Jason Reiser의 말처럼 “운명에 대한 통제권을 갖기” 위함이다. 일례로, 회사는 우유의 이윤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 우유를 좀 더 일찍 냉장 시설에 보관하면, 제품 손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제너럴은 결코 유기농 식품 슈퍼마켓 체인 홀푸즈 Whole Foods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테네시 주 헨더슨빌 Hendersonville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장 비싼 와인은 베어풋 모스카토 Barefoot Moscato로 한 병 당 13.10달러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 진열할 제품들 중엔 좀 더 부유한 고객들이 선호할만한 다양한 와인들도 있다. 달러 제너럴 체인은 더 많은 매장에서 건강식품 ‘베터 포 유 better for you’ 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 중에는 애니스 Annie’s, 네이처 밸리 Nature Valley, 카시 Kashi 등 유명 브랜드와 함께, 자체 식품 브랜드 ‘굿 앤 스마트 Good & Smart’ 제품들도 들어있다. 한편, 청과 매장들은 정말 구매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과일들을 진열하고 있다. 마치 진짜 나무 상자에 담긴 것처럼 보여, 지척에서야 비로소 플라스틱 상자임을 깨달을 정도다.

롤리 Raleigh, 내슈빌, 혹은 필라델피아 도심을 통과하는 쇼핑객들은 ‘DGX’ 간판이 걸려 있는 작지만 세련된 매장들을 볼 수도 있다. 주로 도심에 위치한 새로운 달러 제너럴 매장이다.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드링크와 샌드위치 판매에 집중한다. 올해 DGX 매장 10곳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달러 트리는 달러 제너럴이 탐내는 도심지에서 먼저 입지를 구축했다. 따라서 달러 트리와의 경쟁에서, DGX는 새로운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러나 DGX 같은 매장에서도, 달러 제너럴은 고유의 성공 비결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고 있다. 비싼 초밥과 스파클링 캘리포니아 와인, 레고 세트도 있지만, DGX의 대부분 제품들은 여전히 1달러 이하에 판매된다. 거의 기본적인 필수품들이다. 예를 들면 두루마기 화장지 4개 세트가 1달러, 영양소로 따지면 그리 좋은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끼 식사로 때울 수 있는 치킨 파이가 1달러에 판매되는 식이다. 이 제품들을 보면, 달러 제너럴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고객들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고 머천다이징 책임자 라이저는 “1달러는 충동구매 가격이 아니다. 대신 ‘한 달을 버티기 위한’ 가격”이라고 말한다.

달러 제너럴 매장에 활용되는 기술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회사는 점점 더 많은 매장 통로에 가격 체크 스캐너를 두고 있다. 쇼핑객들이 총 가격을 확인, 계산대에 가서야 돈이 부족한 걸 깨닫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 임원은 “쇼핑객들의 예산에 항상 여유자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는 이들이 계산대에서 당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달러 스토어에 관한 다섯 가지 오해와 진실: 미국 내에는 약 3만 2,000개의 달러 스토어가 있다. 이 회사는 자신들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계속 깨고 있다.

1: 모든 제품 가격이 1 달러다.

^지난 수 십 년 동안은 그랬다. 달러 트리 체인의 1만 5,300개 매장에선 여전히 그렇다. 하지만 패밀리 달러와 달러 제너럴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의 상당수는 1~10달러다.

2: 유일한 고객층은 저소득층이다. .

^달러 스토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전후 대침체 시기에 중산층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2018년 인마르 Inmar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달러 스토어를 찾는 고객 중 21%는 연 가구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이었다.

3: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만 판매한다.

^그렇다. 냉동 피자와 간편식 등이 매장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주요 체인에서 건강 식품들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일부 매장은 신선한 농산물도 팔고 있다.

4: 달러 스토어의 제품들은 마감 세일 제품들이다.

^달러 스토어 매장들은 한 때 마감 세일이나 재고 처리용 제품들을 판매했다. 그러나 현재는 영향력이 커져, P&G와 코카콜라 같은 대형 소비재 기업들이 달러 스토어 전용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5: 매장들이 모두 외진 곳에 있다.

^달러 스토어 체인들이 실제 미국 외곽 지역이나, 작은 마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달러 트리는 도시와 교외 지역에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고, 달러 제너럴도 도심 쪽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안재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