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8일 한국에 대한 2차 경제 보복 조치로 통관 절차에서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일본은 이날 한국을 수출 관리상의 우대 대상인 ‘그룹A’(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각의(국무회의) 결정한 뒤 7일 공포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화의 손길을 내민 것을 비롯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 수 차례 일본에 백색국가 배제 조치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2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서서 백색국가 제외 등 부당한 조치가 시정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이 역시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에 전략물자를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은 3년 단위로 1번 심사를 받으면 개별 허가를 안 받아도 되는 ‘일반 포괄 허가’를 거쳤지만, 이번 조치로 앞으로는 개별 허가를 받거나 ‘일반 포괄 허가’보다 훨씬 까다로운 ‘특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비전략물자의 경우에도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캐치올(상황 허가·모든 품목 규제) 제도’가 적용된다.
적용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이 규제 강화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자국 내 수출 관리 방식의 변경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조치가 지난 해 10월 이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은 일본 언론조차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레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가지 소재에 대해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1차 경제 보복 조치를 감행했었다.
한국 정부는 아베 정권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에 항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