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손원준 교수와 치의학대학원 박주철 교수(하이센스바이오 대표)팀은 잠자는 상아질 모(母)세포를 자극해 손상된 상아질을 재생하는 저분자 펩타이드 약물을 개발, 동물(비글) 모델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치과 분야의 저명 학술지 ‘JDR(Journal of Dental Research·치과연구 저널)’에 발표됐다.
박 교수는 “연내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진행 중인 독성시험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한편 상황을 봐가며 글로벌 기업에 기술수출하거나 투자유치·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린이는 치주질환, 과도한 칫솔질, 불량한 구강위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치아의 단단한 표면(법랑질)과 잇몸으로부터 보호받던 치아 내부의 상아질이 노출돼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환이다. 잇몸 아래쪽과 치아 내부는 상아질이라는 미세한 관(상아세관)들의 집합체로 구성돼 있다. 상아세관은 액체로 차 있어 외부 자극(온도·압력 등)을 상아질 안에 분포된 신경으로 전달한다. 상아질이 노출되면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면서 다양한 통증을 유발해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치주질환자의 60~98%가 시린이로 고통받고 있다.
현재 시린이 치료는 신경차단제를 이용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의 신호전달을 방해하거나, 노출된 상아질의 상아세관을 다양한 형태의 치과재료로 폐쇄한다. 그러나 신경차단제는 통증 차단 효과가 낮고 반복해서 사용해야 한다. 폐쇄된 상아세관은 시간이 지나면 치과재료 경계부위에 발생한 틈으로 증상이 재발하는 문제가 있다.
반면 ‘CPNE7 유전자 단백질’이 상아질 재생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를 이용해 손·박 교수팀이 개발한 약물을 치아에 도포하면 상아세관 내부에 존재하는 액체를 통해 빠르게 흡수된다. 또 노출된 상아세관 내부에 존재하는 신경세포가 상아질 재생을 유도해 시린이에 대한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상아질 재생 기술은 충치(치아우식증)와 치아수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펩타이드 약물을 물에 녹여 손상된 상아질 부위에 발라주면 2주 만에 상아세관 바깥쪽에 상아질층을 만들어 충치균 침투를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충치는 지난해 588만명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다빈도 질환이다. 세계 충치 치료 시장은 200조~300조원 규모로 시린이 치료 시장(15조~20조원)의 10배를 훨씬 웃돈다.
박 교수는 “충치치료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동물(쥐) 모델도 개발해 실험 중”이라며 “그 결과를 내년 초 논문으로 발표하고 하반기쯤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