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권력층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으로 이란 권력층 내부에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의 재선이 가능하며, 이 경우 앞으로 6년간 혹독한 경제제재를 견뎌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소식통들의 말”이라고 전했다.
NYT는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으면서 제재 해제를 대화의 전제로 제시한 것도 이런 기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6일 “어떤 이를 만나 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국익을 위해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그는 이튿날 미국이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는 군사 및 핵 문제에 관해 더욱 강경한 태도로 트럼프를 자극하는 한편, 대화의 전제 조건을 흘려 트럼프의 ‘거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란 지도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내놓은 해석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란의 대표적인 개혁주의자인 압바스 압디 이란참여전선(IPF) 중앙위원은 “이란은 완전히 바뀌었다. 대화를 반대했던 강경파도 지금 당장은 미국과 함께 일하기가 어렵겠지만, 트럼프가 일정 부분 보장을 해준다면 대화 용의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란 지도부의 ‘새 전략’은 트럼프가 이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외교정책의 승리로 포장해 재선 전망을 밝히는데 안달이 나 있다는 점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