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틈새노선' 날개 달고…대구공항 고공비행

중국 마카오·대만 타이베이 등

LCC와 협력 해외 지방노선 발굴

'애물단지' 오명 벗고 3년째 흑자

올 여객 470만명…목표 넘어설 듯

대구공항 이용객들이 지난달 29일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대구공항 이용객들이 지난달 29일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지난 달 28일 대구광역시 동구 대구국제공항 터미널.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터미널 내부로 들어서자 이용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찼다. 2층 출국장으로 올라가자 탑승을 앞둔 승객들이 국제선 게이트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말 신규 취항한 제주항공의 중국 마카오와 베트남 다낭, 대만 타이베이 노선 탑승객들이었다. 마카오로 가는 항공편은 이날 만석을 기록했다. 오전과 오후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매일 비슷한 상황이 연출한다. 최성종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 지사장은 “터미널 활용률이 173.6%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라며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공항은 이용객이 없어 만성적자에 허덕이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다른 지방공항과는 상황이 딴판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대구공항은 제주·김포·김해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다. 지난해 국내선·국제선 전체 이용객은 총 356만명으로 2014년 이후 연 평균 27.6%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 역시 지난 2016년 처음 흑자로 전환된 이후 3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 중이다.


대구공항 활성화는 저비용항공사(LCC)가 2014년부터 대구발 국제노선을 확대하면서 시작했다.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이 때부터다. 특히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삼은 티웨이항공은 공사와 협력해 국제노선을 확대해왔다. 현재 대구공항은 다낭,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일본 가고시마 등 9개국에 걸쳐 2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해외 지방공항이나 시간대를 겨냥한 ‘틈새시장 전략’을 구사한 것이 주효한 덕분이다. 현재 대구공항 국제선 평균 탑승률은 9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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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베트남 나트랑과 중국 웨이하이 같은 휴양지 노선이 추가로 개설되면서 휴가철 이용객이 더욱 크게 늘었다. 연말까지 이용객이 당초 예상치인 450만명(국내선 포함)을 넘어 47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 수가 국내선 여객 수를 추월했다. 과거 지방공항이 제주도나 김포공항 이동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면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대구공항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다만 매년 늘어나는 이용객 수에 비해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구공항은 전국 공항 중 유일하게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을 혼용해 쓰고 있어 혼잡도가 매우 높은 공항에 속한다. 최 지사장은 “신규 노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제선과 국내선 터미널을 분리하는 시설확장 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대구공항을 롤모델로 삼아 다른 지방공항의 이용객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항공사와 연계해 국적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해외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노선 다변화에 나섰다. 청주공항과 무안공항 사례가 대표적이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항공사·여행사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해외 여행사를 초청한 지역 관광상품 개발, 지역기관과 연계한 셔틀버스 확대 운영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방공항이 지역주민과 항공분야 관련 기업에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어 여행객이 방문하기 편리한 공항, 다양한 국제노선 네트워크를 보유한 공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대구=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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