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우리 ICT(정보통신기술)와 문화를 연결하고 융합하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장르가 나올 것입니다.”
김창용(사진·60)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5일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ICT-문화 융합랩’ 발대식에서 “5G(세대) 통신이나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콘텐츠 등에 우리 문화를 연결해 세계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대식은 사전에 경쟁을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과 대학 등이 ICT와 문화를 융합해 다양한 창작·협업 프로젝트랩을 운영하도록 NIPA가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관은 팹랩서울 등을 운영하는 타이드인스티튜트가 맡았다.
ICT-문화 융합랩에 선발된 9개 팀은 1,000만~3,000만원을 지원받아 연말까지 성과를 내놓기로 하고 이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故 양우조·최선화 부부 독립운동가가 딸을 키우며 썼던 ‘제시의 일기’를 토대로 첨단 ICT 융합 이미지 기술을 가미한 창작 뮤지컬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슬길 공연창작연구소 대표는 “신체 움직임과 프로젝트 맴핑, 인터렉티브 아트, 키네틱 등 ICT 기술을 접목해 기존 연극이 안고 있는 표현의 한계를 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만화 자동컷 분리기술을 활용한 동화 영상화 서비스도 선보였다. 전호연 퓨처사이언스테크 대표는 “만화를 동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ICT로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스타트업도 있었다. 장경호 메리스랩 부사장은 “ICT 전문가와 현직 교수가 교과 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이 체험하며 융·복합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무용수의 공연을 내놓겠다는 곳도 흥미를 끌었다. 임현태 윌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로봇을 착용한 무용수의 움직임에 맞춰 멀티미디어 공연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율연주로봇과 인간 연주자의 창작곡 합주를 선보이겠다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장순철 이모션웨이브 대표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연주로봇의 공연을 보면 절로 웃음을 짓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댄스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스마트 댄스화를 선보이겠다는 곳도 나왔다. 서울역수제화사회적협동조합의 박순씨는 “전통 수제화 제작기술과 웨어러블 센싱을 융합해 댄스에 최적화한 신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의 컬처디자인랩,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교육 프로그랩,국민대 창업지원단의 ICT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가 각각 선보였다. 이민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토리에 디자인, ICT 기술을 융합해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등 새로운 뮤지엄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대식에 앞서 올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다큐멘터리 음악극인 ‘길 위의 나라’ 축하 공연이 펼쳐질 때 100여명의 참가자는 숨소리도 죽인 채 감동의 물결에 빠져 들기도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