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ITC, SK이노베이션 소장 접수… 높아진 기술유출 우려

"GM 볼트EV 배터리 납품으로 부당이익" 주장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예고한 대로 LG화학(051910)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배터리 법적 분쟁이 본격화됐다. 양사가 모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하자 정치권에서도 기술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제출한 소장이 지난 3일 접수됐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 항목은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제조 공정 등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소장에서 “LG화학이 자사 특허를 침해한 채 GM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납품해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금지명령 구제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의 결정에 따라서는 GM에 배터리 납품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그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ITC와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모듈·팩 등을 생산하는 LG전자 또한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ITC는 소장을 접수한 뒤 약 한달 후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LG화학이 지난 4월 먼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따라 ITC는 지난 5월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성윤모 장관에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패권 다툼은 기술유출과도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 장관은 “국내 기업이 외국 법정에서 다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두 기업이 보다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산업부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인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난 5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소송전이 감정싸움을 넘어 그룹 간 다툼으로 번지면서 이대로 가다가 국내 미래차 시장 경쟁력마저 크게 실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은 우리 기업 간 경쟁을 멈추고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중재에 나선 만큼 양사는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소하고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 양사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조만간 물밑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LG화학은 ‘정부 중재나 여론에 떠밀려 지적 재산권과 관련한 부당 행위가 유야무야 넘어가면 오히려 국가 경쟁력이 훼손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효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