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비’로 타이거 우즈(미국) 경기 볼 때가 가장 좋아요.”
노예림(18·하나금융그룹)은 롤모델이 우즈라면서 TV로 우즈의 경기를 볼 때가 가장 좋고 우즈의 옛날 동영상도 즐겨 찾아본다고 했다. 우즈 팬인 아버지와 같이 경기를 보고 응원하면서 꿈을 키워왔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쓰는 한국말을 그대로 배워 텔레비전을 ‘테레비’로, ‘던지다’를 ‘떤지다’로 발음했다. 지난 1998년 미국으로 이민 간 노성문씨 부부는 현지에서 낳은 외동딸에게 우리말을 가르쳤다. 나가서는 영어를 더 많이 쓰더라도 집에서는 우리말만 쓰게 했다. 영어인데 한국식으로 발음되는 것들을 일부러 찾아서 익힐 정도로 스스로 한국말과 문화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 다음달 한국을 방문하는 노예림은 “한국에 가면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아서 정리가 안 된다”며 웃었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은 당연하고 ‘진짜 한국’을 경험하고 싶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하면서 한국 자체를 즐겨보고 싶다”고 했다.
골프는 일곱 살 때 처음 배웠는데 그해에 대회에 나가 우승까지 했다. 7~9세 대상 파3 9홀 경기에서 4오버파 31타를 쳤다. 세 번째 출전 대회에서 아홉 살 아이들을 다 제친 것이다. 딸과 동시에 골프에 입문했다는 아버지 노씨는 “룰도 잘 모르고 나간 첫 대회에서 다른 친구들이 트로피 받고 박수받는 모습을 보더니 샘이 났는지 그때부터 열심히 하더라”고 돌아봤다. 노예림은 “다른 운동을 하면 금방 싫증이 났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았다. 어릴 때는 연습보다 대회에 나가서 이기는 재미로 계속 했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 그는 역전패가 거의 없었다. 스윙코치는 10년 넘게 같은 사람이다. 입문한 지 얼마 안 돼 만난 ‘동네 코치’와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
프로 들어 같은 조에서 쳐본 선배 중에서는 ‘장타 여왕’ 박성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둘은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3라운드에 동반 플레이해 똑같이 69타를 쳤고 나란히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노예림은 “그때 세계랭킹 1위였고 워낙 유명한 분이라 떨리면서도 재밌고 신기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드라이버 샷은 둘이 거의 비슷하게 나갔다. 노예림은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자라 박세리와 만나고 통화한 적도 있는데 “정말 친절해서 이모랑 얘기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그는 “US 여자오픈(1998년) 때 양말을 벗고 물에서 치는 영상은 볼 때마다 멋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