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오면서 제주도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정전과 시설파손 등 피해가 잇따랐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제주와 광주·전라 지역에서 전날부터 모두 3만1천695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제주 1만5,708가구, 광주·전남 1만3,947가구, 전북 2,40가구 등이 정전 피해를 봤다. 오후 1시 기준 제주 1만3,576가구, 광주·전남 1만935가구는 다시 전기가 들어왔으나 나머지는 복구가 진행 중이다.
시설물과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 구좌읍에서는 넙치 2만2,000 마리가 질식사했다.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날려 인근 주택을 덮치는 등 민간시설 12곳이 파손됐다. 또 오수관이 역류하거나 가로등·가로수가 넘어지고 신호등이 파손되는 등 공공시설물 23곳도 피해를 봤다. 이밖에 제주 지역 상가 건물 1동과 알뜨르비행장 인근 해안도로가 한때 침수됐다.
제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간판·유리창 파손이나 고립자 구조 등 653건의 긴급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강원 원주에서는 한 아파트 옥상에서 날아간 양철판에 차량 5대가 부서졌다.
곳곳에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고 도로도 일부 막혔다. 항공기는 7개 공항의 국제선 8편, 국내선 24편 등 32편이 결항했다.
목포와 마산, 여수 등을 오가는 100개 항로의 여객선 165척의 운항도 전면 통제됐다. 전남 신안 천사대교, 목포대교, 고군산대교 등 도로 5곳이 통제되고 있으며 한라산·설악산·북한산 등 20개 국립공원 538개 탐방로의 출입도 제한됐다.
태풍 영향으로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비는 제주 윗세오름 398.0㎜, 서귀포 영실 261.5㎜, 신안 가거도 145㎜, 산청 지리산 163.5㎜, 구례 성삼재 121.0㎜, 전주 덕유봉 116.5㎜, 함양 100.0㎜ 등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경기, 충청, 전라 등 우리나라 서부 지방 전역에 태풍 특보가 발효됐다.
‘링링’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군산 서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에서 북쪽으로 시속 40㎞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최대 풍속 시속 37m,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이다.
태풍은 오후 5시 서울 서북서쪽 약 100㎞ 부근 해상을 거쳐 오후 9시 강계 남동쪽 약 60㎞ 부근 육상, 8일 오전 3시 청진 북서쪽 약 170㎞ 부근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