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외도피 WFM 전 대표 강제소환 카드 만지작

검찰, 증거인멸·회유정황 포착

인터폴 등 신병확보 방안 강구

관련자들 필리핀 떠나 베트남행

검찰이 조국 펀드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해외 체류 중인 5촌 조카 조씨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우모 전 대표에 대한 강제소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이상훈 전 코링크PE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물론 조 장관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 기소 카드를 꺼내 사실상 신병확보를 마친 만큼 나머지 관련자들도 조속히 불러들여 사모펀드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에 해외로 출국한 ‘조국 펀드’ 3인방에 대한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해외로 나간 후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한 증거 인멸 시도와 관련자들을 회유하는 정황이 포착돼 강제소환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자진 귀국해 이틀 연속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전 대표도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최근 이들에 대한 강제조사가 시급한 정황을 확보하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신병확보에 나서기로 판단하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에 대해 당장 강제로 신병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인터폴 수배 △여권무효화(불법체류자 퇴출) △범죄인인도요청 등이 있다. 문제는 외교절차와 수사 공조 요청을 위한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폴 수배는 피의사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받아 해당 국가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필요해 시일이 상당히 걸린다. 여권무효화 작업도 검찰이 외교부에 의뢰하고 외교부가 본인에게 고지하는 기간까지 감안하면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범죄인인도요청도 해당 국가의 수사당국이 얼마나 협조적인지에 따라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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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일단 이들에게 직접 연락해 귀국을 종용하거나 가족을 통해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함께 출국했던 이 전 대표를 통해 정확한 체류지역과 이동계획을 파악해 수사관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필리핀 세부에 체류하고 있으며 베트남으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조씨를 포함한 3명에 대해 일단 입국 시 통보 요청을 해둔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해외 출국 중인 핵심인물들이 소환을 거부하고 장기체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강제소환을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 때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의 경우처럼 수사 상황을 보면서 장기체류한 사례가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해외 도피한 경우 귀국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자진 입국하지 않으며 이번 사건은 국민적 관심사로 검찰이 서둘러 강제소환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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