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OCI가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손을 잡았다.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면 OCI는 이를 태양광발전 사업에 사용할 수 있고, 현대차(005380)는 폐배터리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양사에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OCI와 현대자동차그룹은 9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김택중 OCI 사장, 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실증 및 분산 발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OCI는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7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와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4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실증사이트로 제공하고 전력변환장치(PCS) 공급과 설치 공사를 맡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를 제공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폐배터리 처리 문제는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폐배터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지정한 ‘유독물질’에 해당하는데다 외부에 노출되면 화재·폭발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폐배터리를 ESS로 업사이클링하는 사업을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다.
현대차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ESS로 재활용되면 OCI 태양광발전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는 ESS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OCI는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ESS를 구매해야 했으나 현대차와의 협력으로 자체 조달할 길이 열린 셈이다.
OCI는 지난 2012년 태양광발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 뒤 미국 텍사스주에서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수주한 바 있다. 미국·중국·한국 등에 총 69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완료했고 지난해에는 군산에 51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독일 ‘카코뉴에너지’ 영업을 양수해 ESS 분야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태양광발전 솔루션 외에 인버터, PCS 등 제조업 기술까지 확보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체결식에서 김 사장은 “다년간의 태양광 사업으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OCI가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ESS 실증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고 창의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분산형 발전시장 분야에서 이번 실증 결과가 유의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 사장 역시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문제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저장장치”라면서 “이번 협업을 통해 기술력 증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