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수수료 인하 여파...카드사 순익 4,200억 증발

금감원, 상반기 8개사 실적 발표

불황에 연체율도 4년만에 최고

자영업자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압박한 결과 국내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4,200억원가량 증발된 것으로 추산됐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IFRS 기준)은 9,4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3억원(2.7%) 줄었다. 총수익이 3,198억원(2.6%) 증가했지만 총비용이 이보다 많은 3,461억원(3.1%) 불어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134억원(0.2%) 감소해 전체 총수익 증가폭을 제약했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 전 기대이익을 추산해보면 겉으로 드러난 이익 감소폭보다 훨씬 많은 이익이 증발했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6조1,000억원으로 20조5,000억원(5.1%) 증가했다. 여기에 평균 카드 수수료율(2%)을 적용하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약 4,100억원(20조5,000억원×평균 수수료율 2%)이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부터 적용된 카드수수료 인하분 134억원을 합치면 사실상 약 4,200억원의 기대 순익이 날아간 셈이다.


그나마 할부수수료 부문에서 수익이 1,789억원(23%) 급증하면서 순이익 하락폭을 줄였다.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대대적으로 무이자 할부 마케팅을 벌이는데 올해는 수수료 수익 감소를 우려해 무이자 할부를 줄이면서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고객들이 받는 혜택이 줄어든 셈이다.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감독규정 기준)은 7,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4.9%(396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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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여파로 카드사 연체율은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상반기 카드사 총채권 기준 연체율은 1.61%로 지난해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이는 1.62%를 기록한 지난 2015년 이후 제일 높은 수치다. 이 중 카드대출 부문 연체율은 2.56%로 0.2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발급 수는 누적 기준으로 6월 말 현재 1억870만개, 체크카드 발급 수는 1억1,178만개로 전년 동월에 견줘 각각 6.3%, 0.3% 증가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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