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악구에 따르면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중국 칭화대 기술지주회사인 치디홀딩스는 전날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술지주회사는 학생 창업 및 기술·특허권 확보를 담당하며 서울대의 경우 지난 2008년 설립됐다. 협약에는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치디홀딩스가 참여 및 투자하는 ‘서울치디과기원(가칭)’ 설립을 위해 서울대·관악구청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선양에는 중한선양치디과기원을 설립하는 등 각국 지자체와 함께 공동과학기술단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관악구는 서울치디과기원이 서울대 근처에 조성되는 낙성벤처밸리에 건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악구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도 오세정 총장 취임 후 창업 지원에 적극적이어서 후보지만 확보한다면 낙성벤처밸리 내 유치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세계 각지에 약 140개의 글로벌 창업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치디홀딩스와의 교류로 낙성벤처밸리 사업이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승환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상무도 “낙성벤처밸리 조성을 통해 서울대 기반의 창업 투자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성벤처밸리는 2호선 서울대입구역부터 낙성대역 구간과 서울대 후문까지 ‘티(T)자’형이며 45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중관춘 등 세계적 창업 지역은 스탠퍼드대와 칭화대를 중심으로 조성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대 근처에 ‘신림동 고시촌’만 있을 뿐 창업 공간이 없다는 판단에서 박준희 관악구청장 취임 후 집중적으로 추진됐다.
올 초만 해도 양재 R&CD 사업과 중첩된다고 우려했던 서울시도 최근 투자를 결정하며 낙성벤처밸리에 힘을 싣고 있다. 6월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올해 추가경정예산에는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관악 창업센터’ 조성 사업 51억2,500만원이 포함됐다. 김태희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은 “양재는 인공지능(AI) 클러스터의 개념이고 낙성벤처밸리는 전반적 기술창업 지원으로 서로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서울대·관악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12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파크’ 사업에 공동 지원해 최종 선정되면 국비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예정부지의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 도시계획 문제가 걸려 있다. 서울대 후문까지 공원 부지가 포함돼 있는데 서울시는 공원 부지를 해제할 경우 대체부지를 마련하라는 지침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공원 부지 해제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서울시가 발주해 내년 4월께 결론이 날 것”이라며 “용역 결과에 따라 낙성벤처밸리 부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재현·한동훈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