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제품 업체 애플이 130억 유로(약 17조원) 규모의 체납세금 납부를 명령한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소송전을 개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 측은 이날 룩셈부르크 EU 일반법원에서 열린 관련 심리에서 EU의 명령은 “현실과 상식을 무시한 것”이라며 그 같은 결정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애플 측은 또 “자사는 EU 집행위가 아일랜드에서 징수돼야 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수익에 대한 세금 220억 달러(약 26조2,000억원)를 미국에 내고 있다”며 애플의 지적재산에 대한 이중과세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EU 집행위는 근본적으로 미국 밖에서 발생한 애플의 모든 판매 수익이 아일랜드에 있는 두 개의 지사 덕분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6년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은 EU의 정부 보조금 규정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것이었다면서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 유로와 이자를 포함해 143억 유로(약 18조8,000억원)를 징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2018년 이 거액의 세금을 애플에 징수했다.
그러나 낮은 세율로 다국적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아일랜드가 이 같은 명령에 반발해 EU 집행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세금은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일단 제삼자의 계좌에 예치돼있는 상태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EU 일반법원의 판결은 2020년 이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결정에 대해서는 이후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항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종 결정은 2021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