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맹 브랜드 10곳 중 7곳은 치킨·한식 등 외식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1억2,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가맹점의 문을 열지만 새로 탄생하는 가맹 브랜드 대부분은 직영 경험이 없어 10곳 중 절반 가량이 1년 내에 폐업하는 상황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직영점 운영을 전제로 가맹점 모집 권한을 주는 등의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의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맹 브랜드 수는 총 5,741개(2016년 기준)로 이 중 치킨이나 한식, 커피 등과 같은 외식업(4,341개)이 75.6%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1,076개(18.7%), 도소매업은 324개(5.6%)로 나타났다. 총 23만개의 가맹점 중 외식업은 11만3,000개(48.9%)로 절반 가량이었다. 외식업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치킨(2만5,000개, 22%)이었고 한식(2만개, 18%), 커피(1만3,000개, 11%) 순이었다.
외식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초기 비용이 가장 덜 들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비창업자가 가맹점주가 되기 위해 본부에 내는 초기 비용은 평균 1억1,760만원으로 집계됐다. 외식업이 1억원으로 가장 적었고 도소매업은 1억2,000만원, 서비스업은 1억8,000만원이 필요했다.
문제는 가맹점주가 큰 돈을 쓰고 가게의 문을 열더라도 새로 탄생한 가맹 브랜드 10곳 중 절반은 1년도 못 가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생겨난 브랜드는 2,224개에 달했는데 이 중 1,046개(47%)가 업력 1년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가맹 본부 중 직영점이 없는 곳이 59.5%에 달했다. 이 연구위원은 “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상품의 경쟁력을 직접 체험하거나 시행착오를 개선할 기회가 줄어든다”며 “사업상 위험을 높여 가맹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가맹사업 자격 요건을 부분적·한시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외식업과 같이 사업 편중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직영점을 운영해야만 가맹점 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의 경우 가맹본부가 2개 이상의 직영점을 확보하고 영업기간이 1년을 초과해야만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 일본 역시 프랜차이즈협회 윤리강령으로 직영점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며 시장에 맞닿아 있을 수록 가맹점 매출이 향상될 개연성이 높다”며 “직영점 없이 가맹점으로만 운영하는 브랜드가 많은 현재의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