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韓 디지털 혁신 걸림돌 “단기 성과주의·현장 저항”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미래 지속가능성에 초점 맞춰야”

“단기 성과로 평가받는 경영진, 신기술을 외면하는 현장이 한국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조영빈(사진)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1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경험의 시대에서의 제조업’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 데, 한국은 여전히 오늘에 집중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전문경영인의 평가시스템을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최고경영자(CEO)나 담당 임원으로서는 매년 성과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환경 속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디지털 혁신’을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루아침에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 보니 전환 작업 자체를 ‘투자’보다는 ‘비용’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우세하다. 조 대표는 디지털 혁신의 장기 성과에 대한 기업들의 의심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우선 다쏘시스템의 솔루션을 적용한 뒤 효과가 났을 때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받는 과금 구조도 고려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영업비밀과 마찬가지인 상세한 수익 구조를 공개하기 싫어해 실현되지는 않았다.


제조사 내부적으로는 기술 현장에서 수십 년 간 노하우를 쌓아 온 현장 시니어들을 설득하는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조 대표는 “(시니어들은)가상 환경에 대한 믿음도 약한데다 스스로의 회사 내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깔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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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는 사이 우리 제조업의 경쟁 상대인 중국은 빠르게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그는 “중국은 회사 전체에 더 많은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면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해도 밀어붙여 적극적으로 도입 중”이라며 “다쏘시스템이 상하이에서 매년 컨퍼런스를 여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디지털 혁신은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다. 그는 “자동차, 기계 등 전통 제조업뿐만 아니라 케이터링 업체의 주방도 가상현실로 미리 설계해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며 “한국 제조업도 여전히 늦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쏘시스템은 3차원(3D) 경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조 계획·설계·관리 부문 가상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디지털 트윈’기술을 바탕으로 공장 내 환경을 미리 테스트해 실제 현장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조 대표는 “휴대전화를 예로 들어 현실에서는 낙하실험을 수십 수백번 하겠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수십만 번도 가능하다”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가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업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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